생존주의 뉴스레터 모집조만간 첫 호를 공개합니다. 네이버 메일 등 받으실 주소를 남겨 주세요. 신청하기
생존 리포트 · 재난분석 리포트 · 미국 텍사스 한파 대정전 2021 · 9분 읽기 · 2026.10.05

텍사스 2021 한파 대정전, 난방이 끊긴 집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은 왜 늘었나

2021년 2월 북극 한기가 텍사스를 덮자 발전소와 가스정이 얼고 가정과 사업장 수백만 곳의 전기가 끊겨 난방과 수돗물, 통신이 함께 멈췄습니다. 사망 246명 가운데 무엇이 사람들을 쓰러뜨렸고 왜 집 안 일산화탄소 중독이 늘었는지 공식 보고서로 짚고, 한국 아파트의 겨울 정전에 옮겨 봅니다.

연출 이미지

사건 개요

2021년 2월 중순, 겨울 폭풍 유리(Uri)와 함께 북극 한기가 미국 텍사스를 덮었습니다. 2월 14일에는 텍사스 모든 카운티에 겨울 폭풍 경보가 내려졌고, 미국 국립환경정보센터(NCEI)는 1989년 12월 이후 텍사스에 온 가장 추운 겨울 폭풍으로 기록했습니다.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은 2월 16일 영하 약 19도(화씨 영하 2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추위가 오자 난방 수요는 치솟고 발전소는 하나둘 멈췄습니다. 텍사스 전력망 운영기관 ERCOT은 계통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고 2월 15일 새벽부터 강제 순환 단전에 들어갔고, 가장 많을 때 20,000MW를 끊었습니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북미전력신뢰도협회(NERC)와 함께 낸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를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수동 단전이라고 밝혔습니다. 텍사스 가정과 사업장 약 450만 곳이 전기를 잃었고, 길게는 나흘을 전기 없이 지냈습니다.

텍사스 보건국(DSHS)은 2021년 10월 27일까지 확인한 결과 이 폭풍과 관련된 사망을 246명으로 집계했습니다. 3월에 111명, 7월에 210명이던 숫자가 사망진단서 검토를 거치며 늘어난 최종치입니다.

이 리포트는 정전 원인을 둘러싼 논쟁을 다루지 않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전기가 며칠 끊기자 난방과 물, 가스, 통신이 어떤 순서로 무너졌고, 사람들이 집 안에서 무엇 때문에 쓰러졌는지를 봅니다. 한파 속 정전에서는 전기가 끊기는 순간 난방도 함께 끊깁니다.

시간대별로 본 경과: 어는 비부터 물 위기까지

2월 11일 텍사스 북부와 중부에 어는 비가 내려 도로가 얼었고, 포트워스의 35번 고속도로에서는 차량 100대 넘게 얽힌 사고로 여러 명이 숨졌습니다. 2월 14일 밤부터 더 찬 공기가 내려오며 눈이 쌓였습니다. 미국 기상청 기록으로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은 2월 13일 오후 5시부터 19일 정오까지 139시간 내리 0도 이하에 머물렀고, 웨이코 공항은 205시간으로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2월 15일 새벽 1시 20분, ERCOT은 첫 1,000MW 단전을 지시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는 10,000MW, 저녁 7시에는 20,000MW로 늘었습니다. 강제 단전은 사흘 가까이 이어졌고 2월 18일에야 풀렸습니다. 텍사스대 오스틴 보고서는 전력망이 2월 19일에야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정리했습니다.

순환 단전은 원래 지역을 돌아가며 잠깐씩 끊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돌지 않은 곳이 많았습니다. 휴스턴대 홉비 공공정책대학원이 3월에 한 설문에서, 정전을 겪은 텍사스 주민은 평균 42시간 전기 없이 지냈고 그중 31시간은 한 번에 내리 끊겼습니다. '순환' 단전도 하루를 넘는 정전이 될 수 있습니다.

전기가 돌아오기 시작할 무렵 물 위기가 커졌습니다. 2월 19일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 집계로 공공 상수도 1,100곳 넘게 장애를 신고했고, 영향을 받은 인구는 1,400만 명이 넘어 주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휴스턴과 오스틴, 샌안토니오 같은 큰 도시에도 수돗물을 끓여 마시라는 안내가 내려졌습니다.

무엇이 끊겼고 무엇이 피해를 키우고 줄였나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난방이었습니다. 텍사스 감사원 보고서는 정전된 집 안 온도가 영하 언저리까지 떨어진 곳이 많았다고 적었습니다. 전기로 움직이는 의료기기에 기대는 사람이 특히 위험했습니다. DSHS 집계에서 사망 246명 가운데 158명이 저체온증이었고, 기저질환이 악화돼 숨진 25명은 투석이나 산소 치료가 끊기거나, 의료기기와 약이 얼거나, 생명 유지 장비의 전원이 나간 경우였습니다.

가스도 전기와 묶여 있었습니다. FERC·NERC 최종 보고서는 연료 문제로 멈추거나 출력이 줄어든 발전 설비의 87%가 천연가스 문제였다고 밝혔습니다. 가스정과 처리 시설이 얼어붙었고, 일부는 날씨로 끊긴 전선과 강제 단전으로 전기를 잃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자료를 인용한 텍사스대 오스틴 보고서로 텍사스 천연가스 생산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가스가 줄자 발전이 줄고, 강제 단전이 다시 일부 가스 시설의 전기를 끊는 고리가 생겼습니다. 전기와 가스는 따로 움직이는 것 같아도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흔들립니다.

물은 두 갈래로 끊겼습니다. 정수장이 전기를 잃었고, 집집마다 언 수도관이 터지면서 수압이 떨어졌습니다. 수압이 떨어진 상수도에는 오염을 막으려고 끓여 마시라는 안내가 내려졌습니다. 홉비 설문에서 주민 49%가 수돗물이 끊긴 적이 있었고, 끊긴 시간은 평균 52시간이었습니다.

물이 나온 집도 평균 40시간은 그 물을 그냥 마실 수 없었습니다. 주민 31%는 집에 물 피해를 입었습니다.

연락과 정보도 끊겼습니다. 같은 설문에서 47%가 휴대전화 서비스를, 71%가 인터넷을 잃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4명 가운데 3명은 음식과 장보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따뜻한 곳으로 옮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정전과 함께 난방이 끊기자 주민 18%가 집을 떠났고, 가장 많이 간 곳은 가까운 친척 집(44%)이었습니다. DSHS는 저체온 사망의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로 난방이 되는 대피소나 쉼터로 옮기기를 거부한 경우를 꼽았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월 17일 피해 지역 의료진에게 일산화탄소 중독을 놓치지 말라는 건강 경보를 냈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겪은 문제: 추위, 그리고 집 안의 일산화탄소

추위를 견디려고 사람들은 손에 닿는 불을 찾았습니다. 홉비 설문에서 정전 중 집에 남은 사람 가운데 26%가 가스오븐이나 가스레인지를 난방에 썼고, 8%는 그릴이나 훈연기를 실내에서, 5%는 실외용 프로판 난로를 실내에서 썼습니다. 12%는 휘발유·경유 이동식 발전기로 몸을 데웠습니다.

그러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늘었습니다. 텍사스 보건국은 2월 11일부터 18일까지 주 중독정보센터에 일산화탄소 관련 전화가 450건 걸려 왔다고 밝혔습니다. 휴스턴이 있는 해리스 카운티 한 곳에서만 2월 16일 밤까지 중독 사례가 최소 300건 보고됐습니다(카운티 행정 책임자 발표를 전한 NPR, 미국 의학 학술지 NEJM 서신). CDC는 경보에서 가벼운 일산화탄소 중독의 가장 흔한 증상을 긴장성 두통으로 들었습니다. 흔한 두통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DSHS 최종 집계에서 일산화탄소로 숨진 사람은 19명이었습니다. 원인은 발전기와 그릴, 난방기를 잘못 쓴 경우, 닫힌 공간에서 차 시동을 켜 둔 경우, 얼음이 가스 난방기의 배기구를 막은 경우였습니다. 화재로 숨진 10명은 집에 불이 났거나 전기난로가 탈 것 가까이 있었던 경우입니다. 몸을 데우려고 집 안에 들인 불이 일산화탄소와 화재를 불렀습니다.

저체온증으로 숨진 사람은 60세 이상이 많았습니다. DSHS는 위험 요인으로 폭풍 중 바깥에서 하던 수리 작업, 충분히 껴입지 않은 옷, 노숙을 함께 들었습니다. 사망은 휴스턴이 있는 해리스 카운티가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오스틴의 트래비스 카운티 28명, 댈러스 카운티 22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 아파트에서 겨울 정전이 나면

한국과 텍사스는 전력망 구조가 다릅니다. 행정안전부 국민행동요령은 전력이 모자라 순환 정전을 할 때 한 지역의 정전 시간이 최대 1시간을 넘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그래도 아파트는 정전이 길어지면 물과 이동이 함께 멈춥니다.

지하 저수조의 물을 전동 가압 펌프로 끌어올리는 구조라 펌프가 멈추면 수돗물이 끊기고, 엘리베이터와 공동현관이 함께 멈춥니다.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재난편 11부가 정리한 순서입니다. 아파트에서 정전이 나면 단지 설비 고장일 수 있으니 관리사무소에 먼저 묻습니다.

물과 동파는 한파가 오기 전에 챙깁니다. 행정안전부 한파 요령과 재난편 6부는 수도 계량기와 수도관을 헌 옷으로 감싸 보온하고, 단수에 대비해 생수를 두고 생활용수는 욕조에 받아 두라고 안내합니다. 마실 물은 미국 CDC 권고로 1인당 하루 약 3.8리터, 4인 가족이 사흘을 버티면 마실 물만 약 46리터, 씻기와 화장실까지 180~240리터가 듭니다. 정전이 시작되면 물이 나오는 동안 받아 둡니다.

겨울 정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입니다. 소방청이 2019~2021년 난방용품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471건을 분석한 결과 62.6%가 주거시설에서 났습니다. 실내에서 숯이나 번개탄, 캠핑용 버너를 피워 난방하지 않고, 가스레인지를 난방용으로 켜 두지 않습니다.

미국 적십자와 Ready.gov는 발전기와 캠핑용 스토브, 숯불 그릴을 창문에서 6미터(20피트) 이상 떨어진 바깥에서만 쓰라고 합니다. 국립소방연구원의 2023년 캠핑장 실험에서는 불꽃이 사그라든 숯과 조개탄도 텐트 안에서 20~53초 만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울렸습니다.

추위는 불이 아니라 몸을 감싸서 막습니다. 여러 겹의 옷과 침낭, 은박 담요가 전기 없이 체온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행정안전부 요령대로 만 1세 이하 영유아는 차가운 방에서 재우지 않고, 65세 이상 어르신이 있는 집은 잘 보이는 곳에 온도계를 둡니다. 집이 너무 추워지면 난방이 되는 친척 집이나 쉼터로 옮길 때를 미리 정해 둡니다.

난로를 쓰는 방에서 두통과 어지러움, 메스꺼움이 함께 오면 감기보다 일산화탄소를 먼저 의심합니다. 기기를 만지지 말고 바로 밖으로 나가 119에 신고합니다. 정전 첫날에는 혼자 사는 이웃에게 "괜찮으세요?"보다 "지금 방이 몇 도예요?"라고 물어봅니다. 노인은 괜찮다고 답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개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1. 겨울 정전이 길어질 것 같으면 집에서 버티기보다 난방이 되는 곳으로 옮길 때를 정합니다. 텍사스에서 집을 떠난 사람은 가까운 친척 집으로 가장 많이 갔습니다.
  2. 정전 중 실내에서 숯·번개탄·캠핑용 버너를 피우거나 가스레인지로 난방하지 않습니다. 발전기와 숯불 그릴은 창문에서 6미터 이상 떨어진 바깥에서만 씁니다.
  3.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달아 둡니다. 난로를 쓰는 방에서 두통·어지러움·메스꺼움이 함께 오면 바로 밖으로 나가 119에 신고합니다.
  4. 한파가 오기 전에 수도 계량기와 수도관을 헌 옷으로 감싸고, 생수를 둡니다. 정전이 시작되면 물이 나오는 동안 욕조와 통에 받아 둡니다.
  5. 체온은 불 대신 여러 겹의 옷과 침낭, 은박 담요로 지킵니다. 영유아는 차가운 방에서 재우지 않고, 어르신 방에는 온도계를 둡니다.
  6. 휴대전화는 아끼고 건전지 라디오로 정보를 받습니다. 혼자 사는 이웃에게는 "지금 방이 몇 도예요?"라고 물어봅니다.

출처

  • Texas Department of State Health Services(DSHS), 「February 2021 Winter Storm-Related Deaths - Texas」, 2021-12-31(2021-10-27 기준 자료)
  • FERC·NERC·Regional Entity Staff, 「The February 2021 Cold Weather Outages in Texas and the South Central United States」, 2021-11(FERC 보도자료 2021-11-16)
  • NERC, 「The February 2021 Cold Weather Outages in Texas and the South Central United States」 최종 보고서 PDF, 2021-12-08 게재
  • FERC·NERC·Regional Entity Joint Staff Inquiry, 「February 2021 Cold Weather Grid Operations: Preliminary Findings and Recommendations」, 2021-09-23
  • ERCOT, 「Review of February 2021 Extreme Cold Weather Event」, 2021-02-24
  •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The Timeline and Events of the February 2021 Texas Electric Grid Blackouts」, 2021-07
  • University of Houston Hobby School of Public Affairs, 「The Winter Storm of 2021」, 2021-03
  • Texas Comptroller of Public Accounts, 「Winter Storm Uri 2021: The Economic Impact of the Storm」, Fiscal Notes, 2021-10
  • National Weather Service Fort Worth, 「February 2021 Winter Event」
  • NOAA NCEI, 「The Great Texas Freeze: February 11-20, 2021」, 2023-02-23
  • CDC Health Alert Network, 「2021 Winter Storms: Clinical Guidance for Carbon Monoxide (CO) Poisoning」(CDCHAN-00440), 2021-02-17
  • 「Carbon Monoxide Poisoning during Major U.S. Power Outage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86:191-192, 2022-01-13(서신)
  • NPR, 「'A Disaster Within A Disaster': Carbon Monoxide Poisoning Cases Are Surging In Texas」, 2021-02-18 · 「Texas officials put the final death toll from last year's winter storm at 246」, 2022-01-03
  • Winsor M, 「Millions of Texans still scramble for drinking water after devastating winter storm」, ABC News, 2021-02-19
  • The Texas Tribune, 「Texans now face a water crisis after enduring days without power」, 2021-02-19 · 「At least 111 people died in Texas during winter storm」, 2021-03-25
  • FEMA Ready.gov, 「Power Outages」, 2026-06-04 갱신
  • American Red Cross, 「Power Outage」
  • 행정안전부 국민안전24, 국민행동요령 「한파」·「정전 및 전력부족」
  •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 재난편』 6부 「한파·대설」, 11부 「평시 대규모 정전·단수」

실제 경보·재난 상황에서는 정부·지자체의 공식 안내를 먼저 따르세요. 이 글은 대비를 돕는 참고 자료입니다.

생존 리포트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