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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리포트 · 전쟁분석 리포트 · 우크라이나 전쟁·마리우폴 포위 2022 · 8분 읽기 · 2026.10.05

전기·가스·물이 한꺼번에 끊긴 도시, 마리우폴

포위된 도시에서 전기·물·병원이 멈춘 순서와 지하에서 두 달을 버틴 가족의 기록을 유엔 보고로 정리합니다.

연출 이미지

사건 개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습니다. 아조우해 연안의 항구 도시 마리우폴은 3월 초부터 러시아군에 둘러싸이기 시작해 3월 10일 완전히 포위됐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도시가 한 달 넘게 포위돼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규모는 미첼 바첼레트 당시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2022년 6월 16일 인권이사회에 한 보고를 기준으로 봅니다. 보고는 2월부터 4월 말까지 마리우폴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곳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합니다.

유엔이 한 사람씩 확인한 민간인 사망은 어린이 70명을 포함해 1,348명이었고, 실제는 수천 명 더 많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주거용 건물의 최대 90%, 단독주택의 최대 60%가 부서지거나 무너졌고, 약 35만 명이 도시를 떠나야 했습니다.

유엔 조사팀은 마리우폴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 숫자들은 도시를 떠난 사람들과의 면담, 남은 사람과의 원격 연락, 공개 자료와 위성 사진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 리포트는 여기에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생존자들의 증언을 겹쳐 봅니다.

시간대별로 본 경과: 첫 주부터 두 달까지

3월 초 전기와 가스, 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아직 얼음처럼 추운 때였습니다. 같은 무렵부터 탱크와 중포, 다연장로켓, 미사일, 공습처럼 넓은 범위를 한꺼번에 때리는 무기가 시가지에 쓰였습니다. 2주쯤 머물 생각으로 아조우스탈 지하에 들어간 체호나츠키 가족의 증언에서도, 들어갈 때 있던 전기는 하루 만에 끊겼습니다.

3월 10일에는 도시가 완전히 포위됐습니다. 그전부터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시도는 큰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었고, 피난은 한 달 내내 갈 수 있는 방향이면 어디로든 이어졌습니다. 체호나츠키 가족도 3월 초 발표된 피난 통로로 나가려다 전투에 막혀 지하로 되돌아갔습니다.

3월 16일에는 하늘에서 보이도록 어린이라는 글자를 써 둔 드라마 극장이 공습을 받았습니다. 안에는 수백 명의 민간인이 숨어 있었습니다. 3월 말이 되자 부상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모두 부서지거나 무너졌고, 전기와 의약품까지 바닥나 병원은 사실상 기능을 멈췄습니다.

4월 30일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 일대를 뺀 도시 전체를 장악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등의 중재로 제철소에서 민간인 152명이 대피한 뒤 그곳의 포위도 곧 끝났습니다. 체호나츠키 가족은 두 달 만에 지상으로 나왔습니다. 라디오로 구조 통로 소식을 듣고 결정했고, 나갈 준비에 주어진 시간은 15분이었습니다.

무엇이 피해를 키웠고 무엇이 줄였나

피해를 키운 첫째는 기반시설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전기와 가스, 물이 같은 무렵 끊겼고 중앙 하수 처리도 멈췄습니다. 소방 인력이 없어 불을 끄지 못한 화재에서 불에 타거나 질식해 숨진 사람도 많았다고 유엔은 적습니다.

둘째는 닫힌 피난로였습니다.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시도는 큰 위험을 무릅써야 했고 발표된 피난 통로도 전투로 막히곤 했습니다. 바깥에서 물자가 들어오지 못하는 동안에는 집과 지하실에 있던 것이 곧 버틸 수 있는 날수였습니다. 노인과 장애인은 자기 아파트에 갇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셋째는 기간을 짧게 본 비축 판단입니다. 체호나츠키 가족과 같은 지하에 숨은 사람 중에는 이틀 치만 챙겨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옆 벙커는 이들보다 몇 주 먼저 식량이 떨어져 먼저 밖으로 나갔습니다.

피해를 줄인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장치였습니다. 자동차 배터리로 LED 등을 밝혔고, 장파를 잡는 작은 라디오 한 대가 바깥 소식을 듣는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가족이 구조 통로 소식을 들은 것도 그 라디오였습니다.

생존자들은 라디오가 없어 그 소식을 듣지 못한 사람이 아직 아래에 남아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어른은 하루 한 끼, 아이는 두 끼로 정한 배급 규칙과, 밖에 나가는 아이 옷에 이름과 혈액형, 생년월일을 적은 표를 단 것도 같은 종류의 대비였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겪은 문제: 물, 전기, 통신, 의료, 대피

물은 가장 절박한 문제였습니다. 마실 물이 모자라자 사람들은 우물이나 저수지까지 위험한 길을 오갔고, 눈을 녹이거나 자동차와 설비에서 빼낸 물을 마셨다고 유엔은 보고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옮긴 것이지 권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차량에 든 액체에는 냉각수나 워셔액처럼 마시면 위험한 것이 많습니다. 포위 초기에 도시를 빠져나온 한 생존자는 공습이 2~4분마다 이어져 물을 찾으러 나가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고 했습니다(Coffee or Die 보도).

가스가 끊긴 뒤 음식은 포격 속에 밖으로 나가 불을 피워 음식을 해야 했습니다. 아조우스탈 지하의 막바지 배급은 마카로니 두 컵을 물 10리터에 풀어 30명이 나눠 먹는 수준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더 자고 덜 먹어라”라고 일렀다고 합니다(가디언 보도).

전기와 통신은 처음부터 거의 없었습니다. 지하에는 인터넷이 없었고, 아조우스탈 직원이던 옥사나는 두 달 만에야 휴대전화를 충전해 켤 수 있었습니다. 의료는 병원이 멈춘 뒤 다친 사람이 갈 곳이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지하 생활에서는 화장실이 지상층에 있어 가는 길 자체가 위험했고, 그래서 아이와 노인, 장애인을 위해 대피 공간 안에 양동이를 두고 어른들이 돌아가며 비웠습니다. 포격이 잦아든 6월에도 콜레라 같은 감염병 위험이 보고됐습니다.

대피는 마지막까지 위험했습니다. 한 무리는 전장과 지뢰밭을 지나 100킬로미터 떨어진 베르댠스크까지 걸어가기로 했지만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도시를 빠져나온 사람들은 이른바 필터링 절차를 거쳐야 했고, 유엔은 이 과정의 자의적 판단과 가족 분리 사례를 우려했습니다.

한국에서 같은 일이 생기면

한국 대도시가 마리우폴처럼 포위된다고 전제할 근거는 없습니다. 겹치는 것은 도시의 구조입니다. 많은 아파트는 물을 지하 저수조에 받았다가 펌프로 위층까지 올리고, 가정용 보일러도 전기로 돌아갑니다. 정전이 길어지면 물과 난방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마리우폴의 기록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행정안전부 『비상시 국민행동요령』(2026년 8월판)은 공습경보가 울리면 민방위 대피소나 가까운 지하시설, 콘크리트 건물 안 유리창 없는 곳으로 대피하라고 합니다. 경계경보 단계에서는 노약자와 장애인, 아동이 상황에 따라 미리, 특히 고층이라면 저층이나 대피소로 내려가 두라고 권합니다.

가까운 대피소는 네이버지도, 카카오맵, 안전디딤돌 앱에서 민방위 대피소로 검색하면 나오고, 민방위 비상급수시설도 국민안전24와 안전디딤돌에서 같은 방식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피소 수용률은 보통 지정 면적을 1인당 0.825제곱미터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며칠씩 머물 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마리우폴의 기록이 한국 아파트에 남기는 질문은 대피소의 수보다, 전기가 끊긴 뒤 집 안에 물과 정보가 며칠분 있느냐에 가깝습니다.

개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1. 집에서 가장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와 비상급수시설을 지도 앱에서 찾고, 가족과 한 번 걸어가 봅니다.
  2. 건전지로 도는 휴대용 라디오 하나와 여분 건전지를 함께 둡니다. 휴대전화가 꺼져도 바깥 소식을 들을 통로가 남습니다.
  3. 단수 조짐이 보이면 욕조와 냄비부터 채우고, 마실 물과 생활용 물은 용기를 나눠 표시합니다.
  4. 비축은 며칠이면 끝나겠지가 아니라 가족 수와 하루 소비량으로 날수를 계산해 냉장고 옆에 적어 둡니다.
  5. 고층에 거동이 불편한 가족이 있다면 행안부 요령대로 경계경보 단계에서 미리 저층이나 대피소로 옮기는 계획을 세우고, 아이 가방 안쪽에는 이름과 보호자 연락처를 적은 카드를 넣어 둡니다.

출처

  • OHCHR, 「High Commissioner updates the Human Rights Council on Mariupol」,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2022-06-16 (https://www.ohchr.org/en/statements/2022/06/high-commissioner-updates-human-rights-council-mariupol-ukraine)
  • The Guardian,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마지막 벙커 생존자 증언 보도, 2022-05-09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may/09/what-liberation-mariupol-survivors-rescued-from-last-bunker-describe-horrors-of-siege)
  • Coffee or Die, 마리우폴 생존자 증언 보도, 2022-03-22
  • 행정안전부,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2026
  •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전쟁편(생존주의,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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