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포항 지진 2016·2017, 큰 흔들림 뒤 재난문자와 내진 기준은 어떻게 바뀌었나
2016년 9월 12일 밤 경주에서 규모 5.8, 이듬해 11월 15일 낮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나면서 많은 사람이 처음으로 큰 흔들림을 겪었습니다. 그날 사람들이 실제로 한 일과 그 뒤 바뀐 재난문자·내진 기준·대피 장소를 기상청과 행정안전부 기록으로 짚고, 오늘 아파트에서 할 일을 정리합니다.

사건 개요
2016년 9월 12일 월요일 저녁, 경북 경주에서 땅이 두 번 크게 흔들렸습니다. 기상청 기록으로 오후 7시 44분 규모 5.1의 전진이 먼저 왔고, 48분 뒤인 오후 8시 32분 규모 5.8의 본진이 왔습니다.
1978년 기상청이 지진 통보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지진이었습니다. 행정안전부 조사로 9월 25일까지 접수된 인명·재산 피해는 9,319건이었습니다.
1년 2개월 뒤인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에는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났습니다. 규모는 경주보다 작았지만 진원은 약 7km로 얕았고, 피해는 경주보다 컸습니다. 멀리 서울에서도 흔들림을 느꼈습니다(행정안전부, KBS). 2017년 12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로 경주 지진은 23명이 다치고 재산 피해 약 110억 원, 포항 지진은 92명이 다치고 이재민 1,797명, 재산 피해 551억 원을 남겼습니다.
두 지진은 '한국은 지진 안전지대'라는 생각을 바꿔 놓았습니다. 우리 재난편이 인용한 국내 연구도 이 두 지진을 국민 모두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계기로 봅니다. 이 리포트는 책임을 따지지 않습니다. 그날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그 뒤 무엇이 바뀌었는지, 오늘 우리 집에서는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봅니다.
경주 그날 밤: 밖으로, 전화로, 그리고 늦은 문자
첫 흔들림이 오자 많은 사람이 집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이튿날 KBS 보도에 따르면 진앙 가까운 경주 내남면에서는 주택 전체가 흔들리자 주민들이 황급히 밖으로 나왔고, 시민들은 운동장과 공원, 마을회관에 돗자리를 깔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집 안에서는 컵이 넘어지고 타일에 금이 갔습니다. 일주일 뒤인 9월 19일 밤 규모 4.5 여진이 왔을 때도 많은 주민이 다시 공원과 공터로 나갔습니다(기상청, YTN).
다음으로 사람들이 한 일은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이었습니다. 통화와 문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한동안 전화가 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메신저 카카오톡도 전진 직후부터 1시간 넘게 메시지가 제대로 오가지 않았습니다(KBS, 중앙일보).
재난문자는 늦게 왔습니다. 당시에는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해 국민안전처에 통보하면, 국민안전처 상황실 직원이 지역을 골라 문자를 손으로 보내는 절차였습니다(정책브리핑, 연합뉴스). 그래서 본진 문자가 국민에게 닿기까지 8~9분이 걸렸습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보도, KBS).
흔들리는 순간 밖으로 뛰어나간 것은 놀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다만 지금 행정안전부 행동요령은 흔들리는 동안에는 탁자 아래에서 머리를 지키고, 흔들림이 멈춘 뒤에 계단으로 나가라고 합니다. 흔들리는 동안에는 깨진 유리창과 떨어지는 물건에 다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입니다. 그동안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지킵니다.
1년 뒤 포항: 흔들림보다 먼저 온 문자
포항에서는 재난문자가 달랐습니다. KBS가 기상청 기록으로 재구성한 시각표를 보면, 지진은 오후 2시 29분 31초에 났고 기상청은 3초 만에 이를 감지해 29분 53초에 지진조기경보를 냈습니다. 문자는 4초 뒤인 29분 57초, 발생 26초 만에 나갔습니다. 정책브리핑이 정리한 기상청 자료(관측 뒤 19초에 조기경보, 23초에 문자)와도 맞습니다.
그 결과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문자를 먼저 받고 몇십 초 뒤에 흔들림을 느낀 사람이 많았습니다(KBS, 정책브리핑). 포항에서 서울까지 지진파가 오는 데는 1분 안팎이 걸립니다. 행정안전부도 복구계획 보도자료에서 이 일을 "지진파보다 빨랐던 재난문자"라고 적었습니다. 먼 곳에서는 문자가 오고 흔들림이 오기까지 몇 초에서 몇십 초가 남습니다.
집을 떠난 사람들은 흥해 실내체육관을 비롯한 대피소에 머물렀습니다(연합뉴스TV, 정책브리핑). 국내 연구는 포항 대피소에 아이를 위한 물품과 공간이 모자랐다고 기록합니다. 시험장 피해로 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일주일 미뤄졌습니다.
필로티 건물에 피해가 몰린 이유
포항에서 눈에 띄게 부서진 건물은 학교와 필로티 건물이었습니다. 필로티는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세워 주차장으로 쓰고 그 위에 집을 올린 구조로, 원룸과 다세대주택에 흔합니다(KBS, 국토교통부). 지진 직후 필로티 건물을 조사한 국내 연구는 포항 지진의 건축물 피해가 주로 학교와 필로티에서 났고, 그중 필로티 건물의 피해가 많았다고 보고합니다.
연구가 꼽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필로티 건물이 몰린 동네가 진앙과 가까웠고, 필로티 건물의 내진 성능이 일반 건물보다 낫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위층은 벽이 많아 단단한데 1층은 기둥 몇 개가 그 무게와 흔들림을 받아 내다 보니, 1층 기둥에 균열과 파손이 생겼습니다(KBS,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
이후 국토교통부는 필로티 건물 구조설계 가이드라인을 냈습니다. 2018년 12월 4일부터 「건축법 시행령」은 3층 이상 필로티 건물의 구조 안전을 확인할 때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고, 공사감리 때도 관계 전문기술자의 협력을 받도록 했습니다(제91조의3). 필로티 층 기둥이나 보의 철근 배치를 마친 때에는 시공 현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야 합니다(제18조의2, 정책브리핑). 사는 집이 필로티 건물이라면 1층 기둥이나 벽에 금이 간 곳이 없는지 보고, 보이면 관리사무소나 집주인에게 알립니다.
그 뒤 바뀐 제도: 문자, 내진 기준, 대피 장소
재난문자를 보내는 주체가 기상청으로 바뀌었습니다. 2017년 1월 17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의2에 제4항이 새로 들어가, 지진·지진해일·화산에 대해서는 기상청장이 직접 예보·경보·통지를 하고 통신사에 문자 송신을 요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관측한 기관이 곧바로 보내니 중간 절차가 줄었습니다. 포항의 문자는 이 체계로 나갔습니다(KBS).
내진 설계 대상이 넓어졌습니다. 「건축법 시행령」 제32조 제2항은 착공 신고 때 구조 안전 확인 서류를 내야 하는 건물을 정합니다. 경주 지진 때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500㎡ 이상인 건물이 대상이었습니다.
2017년 12월 1일부터는 2층 이상(목구조는 3층 이상), 연면적 200㎡ 이상(목구조는 500㎡ 이상) 건물과 모든 단독주택·공동주택으로 넓어졌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새로 짓는 건물에 적용됩니다. 그 전에 지은 건물이 내진 성능을 갖췄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진 대피 장소가 따로 생겼습니다. 경주 지진 뒤 흔들림이 멈춘 직후 잠시 피하는 '지진 옥외대피장소'와, 집에 돌아갈 수 없을 때 머무는 '실내구호소'를 나눠 지정하는 기준이 마련됐습니다(재난편이 인용한 국내 연구). 지금은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10조의3이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지정·관리하도록 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4는 표지판 설치까지 지침에 담게 했습니다.
공습 때 들어가는 지하 민방위 대피시설과는 목적이 반대입니다. 지진 때는 건물에서 떨어진 넓은 곳으로 나갑니다.
부서진 집에 다시 들어가도 되는지는 전문가가 판정합니다.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21조에 따라 지역대책본부장이 관련 분야 전문가로 꾸린 피해시설물 위험도 평가단을 운영해 건물의 사용 가능 여부를 평가합니다. 포항 지진 때 행정안전부는 관계기관 합동 수습지원단을 현장에 보냈습니다(행정안전부 보도자료, 재난연감). 제도는 바뀌었지만, 흔들리는 그 1~2분을 지키는 일은 여전히 우리 몫입니다.
오늘 우리 집(아파트)에서 할 일
흔들리기 전에는 집 안부터 봅니다.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 재난편』 지진 부는 탁자 아래처럼 숨을 자리와 유리창·높은 가구 곁처럼 피할 자리를 먼저 정하고, 떨어지고 넘어질 물건을 고정하라고 합니다. 대략 10층 이상에서는 멀리서 난 지진에도 크고 느린 흔들림 때문에 가구가 넘어지고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아파트라면 계단실과 비상구가 물건으로 막혀 있지 않은지도 봅니다. 흔들림 뒤 모두가 한꺼번에 쓰는 길이 그 계단입니다.
재난문자가 오거나 흔들림이 시작되면 그 자리에서 탁자 아래로 들어가 탁자 다리를 잡고 머리를 지킵니다. 포항 때처럼 문자가 먼저 오면 그 몇 초가 몸을 숨길 시간입니다. 고층 아파트에서 흔들림이 계속되면 무리해서 나가지 않습니다. 행정안전부 안내서는 고층 건물이 대부분 내진설계로 흔들림을 견디게 지어진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듭니다.
흔들림이 멈추면 현관문부터 열어 출구를 확보하고, 불을 끄고, 신발을 신습니다. 가스 냄새가 나면 전기 스위치를 건드리지 않고 밸브를 잠근 뒤 창문을 열고 나갑니다. 나갈 때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건물 입구와 담장, 간판에서 떨어진 운동장이나 공원으로 갑니다. 우리 동네 지진 옥외대피장소는 국민안전24와 안전디딤돌 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경주의 밤처럼 전화가 몰리면 통화는 잘 되지 않습니다. 가족 안부는 통화 대신 문자로 묻고, 연락이 끊겼을 때 만날 곳을 미리 정해 둡니다. 여진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금이 가거나 기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위험도 평가 결과와 기상청·방송의 안내를 기다립니다.
개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 집 안에서 숨을 자리(튼튼한 탁자 아래)와 피할 자리(유리창, 높은 가구 곁)를 가족과 함께 정합니다. 텔레비전과 그릇장, 높은 수납장은 넘어지지 않게 고정하고, 침대 곁에 두꺼운 실내화를 둡니다. 10층 이상이라면 멀리서 난 지진에도 가구가 넘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합니다.
- 재난문자가 오거나 흔들림이 시작되면 밖으로 뛰지 말고 그 자리에서 탁자 아래로 들어가 머리를 지킵니다.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입니다. 고층 아파트에서 흔들림이 이어지면 무리해서 나가지 않습니다.
- 흔들림이 멈추면 현관문을 열고, 불을 끄고, 신발을 신습니다. 가스 냄새가 나면 스위치를 건드리지 말고 밸브를 잠근 뒤 창문을 열고 나갑니다.
- 나갈 때는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으로, 건물과 담장, 간판에서 떨어진 운동장이나 공원으로 갑니다. 우리 동네 지진 옥외대피장소를 국민안전24나 안전디딤돌 앱에서 미리 찾아 한 번 걸어가 보고, 아파트 계단실과 비상구가 막혀 있지 않은지도 봐 둡니다.
- 큰 지진 직후에는 전화가 잘 걸리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가족 안부는 문자로 묻고, 연락이 끊겼을 때 만날 곳과 지역 밖의 연락 담당자를 미리 정해 둡니다.
- 여진이 이어지는 동안 금이 가거나 기운 집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자체 위험도 평가 결과와 기상청, 방송의 안내를 보고 돌아갈지 정합니다.
출처
- 기상청 날씨누리, 「9.12지진」, 「포항지진」 국내 주요 지진 기록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 누리집, 「지진사례」(행정안전부 조사, 2017 재해연보 인용)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포항 지진피해 복구비 1,445억원 확정」, 2017-12
-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안전부, 『2024 재난연감(사회재난)』, 2025,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 현황·수습지원단 활동 현황
- 「건축법 시행령」 제32조(2016. 9. 1. 시행판, 2017. 12. 1. 시행판), 제18조의2·제91조의3(2018. 12. 4. 시행판), 국가법령정보센터
-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제10조의3·제21조,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4, 국가법령정보센터
- 산업통상자원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간의 연관성 분석 연구결과 발표에 따른 정부 입장」, 2019-03-20
- 대한지질학회,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요약보고서』, 2019-03-20
- 국토교통부, 「필로티 건축물 구조설계 가이드라인」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3층 이상 필로티 건축물 안전관리 대폭 강화된다」, 2018-11-27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정책기자), 「지진보다 빨랐던 재난문자」, 2017-11-20
- 「포항지진에 의한 필로티 건축물 피해조사 및 피해원인 분석」,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논문
- KBS, 「경주 지진 후, 카카오톡과 통화 등 통신 장애 발생」, 2016-09-12
- KBS, 「여진 공포…집 밖으로 밤새 대피」, 2016-09-13
- KBS, 「진동보다 빨랐던 재난문자…기상청 '이번엔 신속 대처'」, 2017-11-17
- KBS, 「포항 지진에 약점 드러난 필로티 구조…내진 성능 강화 추진」, 2017-11-19
- 중앙일보, 「긴급재난문자 3분 내 보낸다더니 12분 걸렸다」, 2016-09-20
- 연합뉴스, 「<디지털스토리> 지진 긴급재난문자 소요시간 분석해보니」, 2016-10-02
- 연합뉴스, 「[경주지진 1년] ① 여진 633차례 불안 여전…」, 2017-09-04
- 연합뉴스, 「포항지진 피해, '작년 경주지진'보다 5배 컸다」, 2017-12-06
- 연합뉴스, 「포항 지진에 수능 23일로 일주일 연기…대입 일정 '대혼란'(종합)」, 2017-11-15
- YTN, 「밖으로 밖으로...시민들 긴급 대피」, 2016-09-20
-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 재난편』 3부 지진·지진해일, 11부
실제 경보·재난 상황에서는 정부·지자체의 공식 안내를 먼저 따르세요. 이 글은 대비를 돕는 참고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