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까지 태운 1년, 포위된 도시의 남자 Selco
전기·물·돈이 한꺼번에 사라진 보스니아의 한 도시에서 1년을 버틴 사람의 증언을 사실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물, 불, 거래, 이웃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의 증언인가
Selco는 보스니아 내전(1992~1995) 때 인구 5만~6만 명 규모의 한 도시에서 1년 동안 포위된 채 지낸 사람입니다. 2011년 미국 생존주의 포럼 SurvivalistBoards.com에 그 경험을 올리고 회원들의 질문에 답했으며, 뒤에 Selco Begovic라는 이름으로 생존 교육 사이트와 책을 냈습니다.
아래는 그 영어 원문에서 확인되는 사실만 우리 말로 간추린 것이고, 문장을 옮겨 온 번역문이 아닙니다.
그가 밝힌 조건은 이렇습니다. 전기, 연료, 상수도, 식량 배급이 모두 끊겼고 경찰과 행정도 없었습니다. 사태가 시작될 때 대부분의 집에는 며칠 치 먹을거리밖에 없었습니다. 그 자신은 이것이 4년 전쟁 가운데 한 도시의 1년, 한 사람의 경험이라고 범위를 밝혔습니다.
물: 받는 것보다 끓이는 것
그의 집은 지붕 빗물을 드럼통 네 개에 받아 끓여 마셨습니다. 근처 강물은 오염돼 있었습니다. 그래도 물로 옮는 병이 돌았고, 그는 가족 두 명을 나쁜 물로 얻은 병으로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의 증언에서 위생은 식량만큼 급한 문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폭력보다 위생 문제로 병들어 숨지는 사람이 더 많아 보였다는 것이 그의 관찰입니다.
불과 거래
난방과 조리를 나무에 기대자 도시의 나무가 빠르게 사라졌고, 이어 가구와 문짝, 나무 바닥까지 땔감이 됐습니다. 라이터와 성냥은 귀한 물건이 됐고, 그는 다 쓴 일회용 라이터를 가스로 다시 채워 주고 통조림이나 양초를 받았습니다.
현지 화폐는 곧 가치를 잃었고 거래는 대부분 물물교환이었습니다. 그가 든 예로, 평소 1달러가 안 되던 통조림 하나가 수십 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양초, 라이터, 항생제, 연료, 배터리, 식량이 주로 오갔습니다.
오래 가는 것은 물건보다 기술이었습니다. 간호 훈련을 받은 그의 지식, 등잔 기름을 만들거나 물건을 고칠 줄 아는 이웃의 손은 비축이 떨어진 뒤에도 거래가 됐습니다.
혼자인 집이 먼저 무너졌다
한두 달 사이에 약탈이 시작됐고 치안은 사라졌습니다. 그의 집은 열다섯 명이 한집에 모여 살았고, 그는 그 덕에 대부분이 살아남았다고 봤습니다. 혼자 사는 집은 대비를 했어도 털렸고, 담장과 설비가 눈에 띄는 집이 오히려 먼저 표적이 됐다고 했습니다.
낮에는 저격 때문에 거리를 다니기 어려웠고, 필요한 일은 밤에 두세 사람이 함께 나가 짧게 처리했습니다.
무엇이 생사를 갈랐나, 우리 생각
여기서부터는 생존주의 매거진 팀의 해석입니다. 첫째는 물을 끓일 불입니다. 빗물은 누구나 받았지만 그 물을 안전하게 만들 연료가 떨어지자 병이 들어왔습니다. 둘째는 사람의 수입니다. 셋째는 바꿀 수 있는 기술입니다. 비축은 바닥나지만 라이터를 채우고 상처를 돌보는 손은 남았습니다.
한국의 조건은 그때와 다릅니다. 그가 기댄 무기는 한국 가정에 없는 수단이고, 아파트에는 태울 나무 바닥도 문짝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옮겨 올 것은 사람과 기술, 그리고 물과 위생입니다. 그는 지금 식량과 위생용품, 에너지를 6개월 치 비축한다고 했습니다.
행정안전부의 2026년 비상시 국민행동요령이 권하는 생존배낭은 2~3일분이고, WHO는 비상시 마시고 조리하고 기본 위생을 지키는 데 1인당 하루 15리터를 최소량으로 봅니다. 둘 사이 어디에 우리 집 기준을 둘지는 각자 정할 일이지만, 위생용품을 식량만큼 챙겨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개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 물은 담는 것과 끓이는 것을 따로 준비합니다. 생수와 큰 물통, 그리고 휴대용 가스버너와 여분 가스를 함께 둡니다(WHO 최소량 1인당 하루 15리터, 4인 가족이면 하루 60리터).
- 비누, 소독제, 물티슈, 휴지, 두꺼운 쓰레기봉투를 식량과 같은 무게로 비축합니다.
- 같은 동 이웃 두세 집과 연락처를 나누고, 누가 무엇을 할 줄 아는지 평소에 알아 둡니다.
- 응급처치처럼 남을 도울 수 있는 기술 하나를 가족 중 한 사람이 배워 둡니다.
- 비축한 물건은 밖에서 보이지 않게 보관합니다. 그의 기억으로는 눈에 띄는 집이 먼저 표적이 됐습니다.
출처
- Selco Begovic(필명 Selco), 「my shtf expirience-wartime」, 미국 생존주의 포럼 SurvivalistBoards.com 질의응답 글타래(원문 영어), 2011년 가을
- Selco Begovic, SHTF School(shtfschool.com) 회고 글, 2011~
- 행정안전부 비상대비정책국,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홍보책자, 2026
- WHO, Domestic water quantity, service level and health (2판), 2020, 7.3절
실제 경보·재난 상황에서는 정부·지자체의 공식 안내를 먼저 따르세요. 이 글은 대비를 돕는 참고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