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원자폭탄 공습 생존 책자 1950, 미국 정부는 '무작정 달아나지 말라'고 가르쳤다
1950년 미국 정부가 10센트에 팔고 나눠 준 『원자 공격에서 살아남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옮겼습니다. 지금도 맞는 대목과 지금은 하지 않는 옛 조언을 FEMA와 행정안전부의 현행 지침에 비춰 나눠 짚습니다.

이 자료는 1950년 미국 정부가 낸 민방위 책자로, 지금의 행동 지침이 아닙니다.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믿고 준비했는지 보여 주는 역사 자료로 읽어 주세요. 지금의 대피 요령은 생존 리포트와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에서 안내합니다.
1950년, 10센트짜리 책자가 미국 가정에 건넨 말
1949년 소련이 첫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하고,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터지자 미국 정부는 시민에게 '원자폭탄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를 처음으로 정리해 건넸습니다.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자원위원회(NSRB) 민방위국이 펴낸 문서 130호 『원자 공격에서 살아남기(Survival Under Atomic Attack)』입니다.
한 부 10센트, 30쪽 남짓한 얇은 책자였고, 가운데 네 쪽은 뜯어서 외울 때까지 지니고 다니라고 만들었습니다.
같은 해 말 연방민방위청(FCDA)이 생겨 민방위 업무를 넘겨받았고, 이 책자는 그 뒤에도 보스턴 등 여러 도시의 민방위 부서가 다시 찍어 나눠 주었습니다. 책자 끝에 '누구든 고치지만 않으면 다시 펴내도 된다'는 허가 문구가 붙은 것도 그만큼 널리 퍼뜨리려 했기 때문입니다.
책자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습니다. 겁먹지 말고, 달아나지 말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생존율을 숫자로 보여 주고, 방사능을 햇볕에 견주며 '생각보다 덜 무섭다'고 거듭 말합니다. 당시 미국이 시민에게 무엇을 믿게 하고 싶었는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본문의 1마일은 약 1.6킬로미터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맞는 것
바로 건물 안, 그중에서도 지하나 건물 한가운데로 들어가라는 뼈대는 지금도 같습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핵폭발 대응 지침은 지금도 '안으로 들어가고, 안에 머물고, 방송을 들으라'고 하며, 튼튼한 건물의 지하나 가운데 방, 창과 문에서 떨어진 자리를 권합니다. 행정안전부 지침도 지하시설, 그게 안 되면 콘크리트 건물 안의 유리창 없는 곳을 안내합니다.
피할 시간이 없을 때 그 자리에 엎드려 눈을 가리라는 것도 지금 한국 지침과 방향이 같습니다. 다만 지금은 양손으로 눈과 귀를 막고, 입은 벌리고, 배는 바닥에 닿지 않게 하라고 더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밖에 있다 들어왔다면 겉옷과 신발을 벗고, 비누와 물로 씻고, 머리카락을 특히 꼼꼼히 감으라는 제염 순서도 FEMA의 지금 안내와 거의 같습니다. 밀봉된 통조림·병조림은 겉을 닦거나 씻은 뒤 먹어도 된다는 것, 창문을 닫고 바깥 공기를 끌어들이는 환풍기와 냉방기를 끄고 벽난로 댐퍼를 닫으라는 것, 전화는 아끼고 라디오로 안내를 들으라는 것도 그대로 통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실내에 '1시간, 길어야 서너 시간' 머물라는 조언은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FEMA는 당국의 다른 안내가 없는 한 적어도 24시간 실내에 머물라고 하고, 행정안전부 2026년 지침은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를 생각해 2주 정도 대피할 수 있도록 물자를 준비하라고 합니다.
'공중 폭발이면 몇 분 뒤 나가서 불 끄기를 도우라'는 조언도 지금은 하지 않습니다. 밖에 있는 사람은 폭발이 공중이었는지 지면이었는지 가릴 수 없습니다. 지금은 폭발 종류와 상관없이 일단 들어가 안에 머무는 것이 기본입니다.
'차 안에 들어가 창문을 올리면 오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 기준과 정반대입니다. FEMA는 차는 방사선을 막아 주지 않으니 운전을 멈추고 튼튼한 건물로 들어가라고 안내합니다. 신문지나 우비를 덮고 길에 엎드려 있으라는 조언도 같은 이유로 쓰지 않습니다.
폭풍과 떨어지는 파편이 멈추면 그 자리에 머물지 말고 낙진이 내리기 전에 콘크리트 건물 안이나 지하로 옮기는 것이 지금의 순서입니다.
심하게 오염된 옷을 '땅에 묻으라'는 것도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벗은 옷은 비닐봉지에 넣어 사람과 반려동물에게서 떨어진 곳에 두라는 것이 FEMA의 지금 안내입니다. 수돗물은 끓여 마시라는 대목도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병에 든 물이나 밀봉된 음료가 가장 좋고, 변기 물탱크(변기 안의 물이 아님)와 온수기의 물도 안전하며, 그것도 없으면 수돗물을 마셔 탈수를 막으라고 합니다. 끓여도 방사성 물질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책자도 바르게 적었습니다.
가장 크게 틀린 것은 '피폭자들은 암에 시달리지 않는다', '방사선병에 걸려도 반반 넘게 완전히 회복한다'는 안심의 말입니다. 히로시마·나가사키 피폭자를 1950년부터 추적한 방사선영향연구재단의 수명조사는 고형암 위험이 받은 선량에 비례해 평생 높아지고, 이보다 낮으면 안전하다는 문턱도 찾을 수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책자의 방사선병 설명과 회복 전망은 당시의 이해일 뿐, 지금은 증상 판단과 처치를 의료진에게 맡기며 이런 숫자를 쓰지 않습니다.
'초강력 폭탄 이야기는 허튼소리'라는 장담도 몇 해 못 갔습니다. 1954년 3월 1일 비키니 환초의 수소폭탄 실험(브라보) 낙진은 넓은 바다와 섬을 오염시켜 롱겔라프 환초 주민까지 피폭시켰습니다. 행정안전부 지침은 나가사키급 20킬로톤만 해도 낙진의 인명 피해가 최소 30킬로미터까지 미친다고 적고 있습니다.
공중 폭발이면 잔류 방사능을 걱정할 것 없다는 책자의 낙관은 지금의 대비 기준이 아닙니다.
지금의 대피 요령은 생존 리포트와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전쟁편 3부·10부에서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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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속표지
대통령 행정부 / 국가안보자원위원회 / 민방위국
NSRB 문서 130호
미국 정부 인쇄국, 워싱턴, 1950
판매: 미국 정부 인쇄국 문서관리관, 워싱턴 25, D.C. 가격 10센트
당신은 살아남을 수 있다
당신은 원자폭탄 공습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려고 가이거 계수기나 보호복, 특별한 훈련을 갖출 필요도 없다.
살아남는 비결은 이것이다.
폭탄의 진짜 위험을 알라.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라.
우선 원자를 쪼개는 것은 폭발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자폭탄은 인간이 지금까지 꾸러미 하나에 담아 본 그 어떤 것보다 많은 죽음과 파괴를 품고 있지만, 그 전체 위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수소폭탄조차 지구를 산산조각 내거나 정체 모를 방사선으로 우리 모두를 죽일 수는 없다.
모든 폭탄의 위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원자 공격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히로시마에서 폭발 지점으로부터 1마일 떨어져 있던 사람들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이가 지금도 살아 있다. 나가사키에서는 폭탄에서 1마일 떨어져 있던 사람의 거의 70퍼센트가 살아남아 자기 경험을 전했다. 오늘날 이 두 원자 공격의 생존자 수천 명이 옛집이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새로 지은 집에서 살고 있다. 전쟁은 그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암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다. 그들의 아이들은 정상이다. 방사선 때문에 한동안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사람들도 지금은 다시 아이를 낳고 있다.
당신이 살아남을 확률은?
오늘 밤 현대식 원자폭탄*이 아무 경고 없이 당신이 사는 도시 상공에서 터진다면, 그 공습에서 살아남을 계산상의 확률은 대략 다음과 같다.
운 나쁘게 폭탄 바로 아래에 있는 사람이라면 살아남을 희망은 거의 없다. 실제로 폭발 중심에서 반 마일 안이라면 어디든 피할 확률은 10분의 1 정도다.
반면,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점인데, 반 마일에서 1마일 떨어져 있으면 확률은 반반이다.
1마일에서 1마일 반 거리에서는 목숨을 잃을 확률이 100명 중 15명에 불과하다.
1마일 반에서 2마일 떨어진 곳에서는 사망자가 100명 중 2~3명까지 뚝 떨어진다.
2마일 밖에서는 폭발로 죽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물론 다칠 확률은 죽을 확률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방사능으로 다치더라도 불구가 되거나 일찍 죽을 운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회복할 가능성은 일상의 사고를 당했을 때와 거의 같다. 이 추정은 경고 없이 터진 현대식 원자폭탄에 해당한다.
* 이 책자에서 '현대식' 원자폭탄이란 원자력위원회가 1950년 6월 펴낸 『원자무기의 효과』에 나오는 '표준(nominal)' 폭탄을 가리킨다.
초강력 폭탄은?
수백 배, 수천 배 강력하다는 상상 속 무기에 관한 허튼 이야기에 속지 말라. 모든 폭탄은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파괴를 일으키지만, 2만 톤짜리 폭탄 하나는 조금씩 간격을 두고 떨어뜨린 2톤짜리 폭탄 1만 개만큼의 피해에 한참 못 미친다. 큰 폭탄은 폭발 중심 근처에서 너무 많은 힘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면, 폭발 중심 근처의 건물이 완전히 증발하든 그저 무너져 잔해 더미가 되든 별 차이가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대식 원자폭탄은 약 2마일 떨어진 주택과 건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위력을 두 배로 올려도 피해 범위는 약 2마일 반으로 늘어날 뿐이다. 마찬가지로 100배 강한 폭탄이 있다 해도 피해는 100배 먼 곳이 아니라 4마일 반을 조금 넘는 곳까지만 미친다.
그리고 기억하라. 살아남을 확률에 관한 이 모든 계산은 공격을 미리 전혀 경고받지 못했다고 가정한 것이다.
소이탄이나 보통 고성능 폭약과 마찬가지로, 원자무기도 죽음과 피해의 대부분을 폭풍과 열로 일으킨다. 그러니 먼저 이 두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살펴보자.
폭풍은?
단 1초의 경고밖에 없더라도, 폭풍에 다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하나 있다. 얼굴을 바닥에 대고 납작 엎드려라.
모든 부상의 절반 이상은 몸이 내동댕이쳐지거나 떨어지고 날아오는 물체에 맞아서 생긴다. 납작 엎드리면 내던져질 가능성이 가장 적다. 좋은 자리를 고를 시간이 있다면 날아오는 유리 조각과 다른 물건에 맞을 가능성도 줄어든다.
건물 안에 있다면 엎드리기 가장 좋은 곳은 지하실 벽에 바짝 붙은 자리다. 지하실로 내려갈 시간이 없으면 안쪽 벽을 따라 눕거나 침대나 탁자 밑으로 몸을 숙여라. 그러나 창문 바로 맞은편 자리는 고르지 말라. 깨진 유리를 거의 틀림없이 뒤집어쓰게 된다.
밖에서 갑자기 당하면 튼튼하고 실한 건물 밑동 옆에 엎드리거나(당신 위로 넘어질 수 있는 허술한 목조 건물은 피하라) 가까운 도랑이나 배수로에 뛰어들어라.
폭격을 피하려고 엎드렸을 때는 무엇이 오는지 보려고 고개를 들지 말라. 낮이라도 그쪽을 보고 있으면 원자폭탄이 터질 때의 섬광 때문에 잠시 앞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두 팔에 얼굴을 묻고 폭발 뒤 10~12초 동안 그대로 있어라. 그러면 날아오는 유리와 다른 물건이 눈에 들어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화상은?
원자폭탄의 빛과 열에 의한 섬광 화상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부상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했다. 폭발 중심 근처에서는 화상이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1마일 넘게 떨어진 곳에서도 심한 화상을 입을 수 있고, 4~5마일 거리에서도 드러난 얼굴과 손에 열기가 느껴진다.
섬광 화상을 막으려면 당신과 터지는 폭탄 사이에 벽이나 높은 둑 같은 것이 있는 곳으로 피하라. 폭격기는 도시에서 공장 건물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을 겨냥할 것이라고 예상해도 된다.
단단한 물체가 조금만 있어도 폭발 지점 가까이에서조차 섬광을 막아 준다. 더 멀리서는 아주 얇은 것, 면 옷감 한 겹이라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밖에서 일한다면 비상시에는 늘 소매와 바지가 긴, 헐렁하고 밝은 색 옷을 입어라. 소매를 걷어 올린 채 돌아다니지 말라. 모자를 늘 써라. 챙이 얼굴의 심한 화상을 막아 줄 수 있다.
방사능은?
원자무기에 관한 이야기에는 어김없이 방사능 이야기가 잔뜩 나온다.
크기를 빼면, 방사능은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의 효과가 보통 폭탄과 다른 유일한 점이다. 그러나 수중 폭발이나 지면 폭발을 빼면, 원자 폭발의 방사능은 폭풍과 열보다 훨씬 덜 두려워해도 된다.
방사능은 새롭거나 신비로운 것이 아니다. 하늘에서 오는 우주선(宇宙線)의 형태로, 우리 모두는 평생 날마다 시간마다 방사선을 끊임없이 맞아 왔다. 우리는 또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성 물질을 알지 못한 채 들이마시고 먹어 왔다. 반세기 넘게 의사와 과학자들은 엑스선과 다른 투과성 에너지를 실험하고 다뤄 왔다. 이런 경험 덕분에 우리는 사실 소아마비나 감기, 그 밖의 흔한 병보다 방사능과 그것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
햇빛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각해 보면 방사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계의 북쪽 지방에서 비스듬히 비치는 겨울 햇살은 좀처럼 볕에 데게 하지 않지만, 더 뜨거운 여름 햇살은 자주 그런다. 그래도 한여름 햇볕을 잠깐 쬔다고 피부가 타거나 데지는 않는다. 데려면 그 뜨거운 볕 아래 한동안 있어야 한다. 게다가 얼굴과 손만 심하게 데면 아프기는 해도 크게 해롭지는 않다. 반면 온몸을 데면 몹시 앓을 수 있고 때로는 죽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방사능으로 입을 수 있는 해는 당신을 때리는 광선과 입자의 세기, 그것에 노출된 시간, 몸의 얼마만큼이 노출되었는지에 달려 있다.
'초기' 방사능이란?
크게 보아 원자 폭발은 두 종류의 방사능을 만든다. 첫째는, 공중 폭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폭발 순간 뿜어져 나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강력한 광선과 입자의 분출이다. 이것을 '초기' 방사능 또는 폭발 방사능이라 부른다. 그 광선과 입자는 빠르게 날아갔다가 곧바로 사라진다. 위험은 1분 남짓만 있을 뿐이다. 두 번째 종류의 방사능인 잔류 방사능은 뒤에서 설명한다.
현대식 원자폭탄이 약 2,000피트 상공에서 터지면 폭발 방사능이 사람을 해치는 범위는 1마일을 조금 넘는다.
훨씬 높이서 터지면 방사선 일부가 땅에 닿지 않을 수 있으므로 범위가 더 좁을 수 있다. 훨씬 낮게 터져도 방사선이 땅이나 건물에 막혀 그만큼 멀리 미치지 못할 수 있다.
1마일을 조금 넘는 거리라면, 당신을 때린 얼마 안 되는 약해진 광선의 주된 영향은 의사가 검사해야 보이는 일시적인 혈액 변화뿐일 것이다. 아마 노출되었다는 것조차 모를 것이다.
폭발 중심에서 1마일이 조금 안 되는 곳에서 아무것에도 가려지지 않았다면 거의 틀림없이 병을 앓게 된다. 3분의 2마일이 안 되는 곳에서 바깥에 있다가 당한 사람은 치사량의 방사능을 흡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도 아무 가림 없이 당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거리에 있더라도 당신과 폭발 지점 사이에 건물 하나, 또는 여러 건물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그 건물이 당신을 일부 또는 완전히 가려 줄 것이다.
지상 높은 곳에서의 원자 폭발이 가장 넓은 피해를 낸다. 그리고 일본에서 그랬듯이 원자폭탄이 공중에서 터지면 방사능보다 폭풍과 열파에 다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모든 사망자와 부상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가 폭풍 때문이었다. 사상자의 거의 3분의 1은 열 섬광 때문이었다. 방사능만으로 생긴 사망과 부상은 전체의 약 15퍼센트에 그쳤다.
폭탄이 땅 가까이서, 또는 지표 바로 아래에서 터지면 폭발 방사선의 범위도, 폭풍과 열의 범위도 줄어든다. 셋 모두 땅과 근처 건물과 다른 장애물에 일부 막히기 때문이다.
수중 폭발에서는 폭풍은 훨씬 덜 두려워해도 되고 열은 전혀 두려워할 것이 없다. 폭발 방사능은 거의 모두 물에 흡수된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두 번째 종류의 방사능이 생긴다.
'유도' 방사능은?
원자폭탄이 당신 집에서 3분의 2마일 남짓 안쪽 공중에서 터지면, 폭발 방사능이 집의 지상 부분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는 금, 은, 그 밖의 많은 물건에 인공 방사능, 즉 유도 방사능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사능이 큰 위험이 되는 일은 결코 없으니, 약장에 든 붕대와 다른 응급처치 용품을 버리지 말라. 써도 전혀 안전하다.
물론 집 벽을 뚫고 들어온 방사능은 양철이나 유리로 막히지 않는다. 통조림과 병조림 식품도 그대로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식품이 위험해지지는 않으며 상하지도 않는다. 용기가 깨져 열리지 않았다면 그냥 먹어도 된다.
'방사선병'은?
폭격 때 위층이나 바깥에 있었다면 폭발 방사능을 심하게 흡수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광선에 꿰뚫렸다는 첫 신호는 아마 두어 시간 뒤에야 나타날 것이다. 그때 아마 속이 메스껍고 토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도 속이 메스꺼울 수 있으니, 토한다고 늘 방사선병인 것은 아니다. 병이 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강한 양을 받았느냐에 달려 있다. 양이 강할수록 더 빨리 아프게 된다. 며칠 동안 계속 몸이 좋지 않을 수 있고, 약 2주 뒤에는 머리카락 대부분이 빠질 수 있다. 머리카락이 빠질 무렵이면 꽤 심하게 앓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이 다시 나는 것까지 포함해 완전히 회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보다 높다.
어디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가?
집이 폭발 지점에 가까우면 폭탄의 폭풍, 즉 압력파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폭발 바로 아래 지표 지점에서 반 마일 안에서는 원자폭탄의 충격파가 대부분의 집을 틀림없이 쓰러뜨린다. 약 1마일 거리까지는 철골·벽돌·목조 건물이 고칠 수 없을 만큼 부서질 가능성이 크다. 더 멀리서는 파괴가 덜하지만, 심한 피해가 2마일까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 지점 근처 건물 대부분은 위층이 안으로 밀려 무너진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지하실이 아마 가장 안전한 곳이다. 지하실이 있고 내려갈 시간이 있다면 바깥벽을 따라, 또는 무거운 기둥 밑동 가까이에 납작 엎드려라. 지하실 작업대나 무거운 탁자 밑이라면 더 안전할 것이다. 떨어지는 들보와 다른 물체에 맞기 가장 쉬운 바닥 한가운데는 피하라.
물론 잔해 속에 갇힐 위험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폭탄에서 살아남을 전체 가능성은 위층에 있을 때보다 몇 배나 크다. 지하실에 출구가 둘 있으면 갇힐 위험이 줄어든다.
지하실은 폭풍과 열을 막아 줄 뿐 아니라 폭발 방사선도 가려 준다. 낮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당신과 터지는 폭탄 사이에 방사선을 막는 장벽이 더 많이 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하실에서는 아마 다른 건물들뿐 아니라 흙과 당신 집의 시멘트 기초에도 가려질 것이다. 흙, 콘크리트, 강철은 좋은 방사선 장벽이다.
지하실이 없다면 비상시에 빨리 갈 수 있는 가까운 피신처를 집 근처에서 찾아 두라. 배수용 암거(暗渠)나 깊은 골짜기, 쉽게 닿을 수 있는 다른 건물이 그런 피신처가 될 수 있다. 구릉 지대에 산다면 가까이에 언덕이 있을 것이다. 높은 둑이라도 당신과 폭발 지점 사이에 있으면 대부분의 폭발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해 준다. 피신처를 고를 때는 적이 공장 건물을 겨냥할 것이라고 가정하라.
회오리바람이나 허리케인 같은 갑작스러운 폭풍의 위험이 있는 주에 산다면 '사이클론 지하실' 같은 것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원자폭탄에 대해서도 훌륭한 보호를 해 줄 피신처를 가진 셈이다.
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지금 당장부터 '불나지 않는 살림'을 시작해야 한다. 집 주위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게 하고, 쓰레기는 늘 뚜껑 있는 통에 넣어 두라.
(19쪽에 계속)
[가운데 삽지 15쪽] 잘못된 믿음을 버려라
이 장을 뜯어 외울 때까지 지니고 다니라.
원자무기는 지구를 파괴하지 않는다. 원자폭탄은 인간이 지금까지 꾸러미 하나에 담아 본 그 어떤 것보다 많은 죽음과 파괴를 품고 있지만, 그 전체 위력에는 여전히 분명한 한계가 있다. 수소폭탄조차 지구를 산산조각 내거나 방사능으로 우리 모두를 죽이지는 못한다.
폭탄의 위력이 두 배가 되어도 파괴가 두 배가 되지는 않는다. 현대식 원자폭탄은 2마일 떨어진 곳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위력을 두 배로 올려도 그 범위는 2마일 반으로 늘어날 뿐이다. 피해 범위를 2마일에서 4마일로 넓히려면 지금 모델의 정격 위력보다 8배 넘게 강한 무기가 필요하다.
방사능은 폭탄의 가장 큰 위협이 아니다. 대부분의 원자 공습에서 사람들이 마주해야 할 가장 큰 위험은 단연 폭풍과 열이다. 지하 폭발이나 수중 폭발이 아니라면, 방사능만으로 생기는 사망과 부상은 전체의 작은 비율에 그칠 것이다.
방사선병이 늘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적은 양의 방사능은 좀처럼 해롭지 않다. 많은 양을 받아 심한 방사선병을 앓더라도 회복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가운데 삽지 16~17쪽] 원자 공격에서 살아남는 여섯 가지 비결
언제나 먼저 할 일을 먼저 하라. 그리고
1. 가려 줄 곳을 찾아라. 시간이 있으면 지하실이나 지하철로 내려가라. 뜻밖에 바깥에서 당하면 건물 옆으로 피하거나 가까운 도랑이나 배수로에 뛰어들어라.
2. 땅이나 바닥에 납작 엎드려라. 내동댕이쳐지지 않고 떨어지고 날아오는 물체에 맞을 가능성을 줄이려면 벽 밑동이나 둑 아래에 엎드려라.
3. 두 팔에 얼굴을 묻어라. 엎드릴 때 팔꿈치 안쪽에 눈을 숨겨라. 그러면 섬광 화상에서 얼굴을 지키고, 일시적인 실명을 막고, 날아오는 물체가 눈에 들어가지 않는다.
절대 냉정을 잃지 말라. 그리고
4. 폭격 직후 밖으로 뛰쳐나가지 말라. 공중 폭발이었다면 몇 분 기다렸다가 나가서 불 끄는 일을 도와라. 다른 종류의 폭발이었다면 잔류 방사선이 어느 정도 약해지도록 적어도 1시간을 기다려라.
5. 뚜껑 없는 그릇에 담긴 음식이나 물로 모험하지 말라. 방사능 중독이나 병을 막으려면 음식과 물을 조심해서 골라라. 오염되었다고 믿을 만한 까닭이 있으면 되도록 통조림과 병에 든 것만 먹어라.
6.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 폭격 뒤의 혼란 속에서는 소문 하나가 당신의 목숨을 앗아 갈 공황을 일으킬 수 있다.
[가운데 삽지 18쪽] 가정 안전의 다섯 가지 열쇠
1. '불나지 않는 살림'에 힘써라. 쓰레기가 쌓이지 않게 하고, 폐지는 뚜껑 있는 통에 넣어 두라. 경보가 울리면 기름 보일러를 끄고 드러난 불꽃을 모두 덮어 불티가 생기지 않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라.
2. 당신 집을 알아 두라. 지하실에서 어디가 가장 안전한지 알고, 기름 보일러 끄는 법과 가스·전기·수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익혀 두라.
3. 비상 장비와 물품을 가까이 두라. 쓸 만한 손전등, 라디오, 응급처치 용품, 통조림 비축분을 늘 집에 두라.
4. 모든 창문과 문을 닫고 블라인드를 내려라. 경보가 울릴 때 시간이 있으면 집을 꼭 닫아 불티와 방사성 먼지가 들어오지 않게 하고, 날아오는 유리에 베일 가능성을 줄여라. 모든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집을 닫아 두라.
5. 전화는 정말 급할 때만 써라. 꼭 필요하지 않으면 전화를 쓰지 말라. 진짜 비상 통화를 위해 회선을 비워 두라.
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이어서)
경보가 울릴 때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반드시 문과 창문을 닫고 블라인드를 내려라. 불티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덧문이나 베니션 블라인드, 두꺼운 커튼이 있다면 날아오는 유리로부터도 어느 정도 보호해 준다.
집안에서 해야 할 다른 대비도 몇 가지 서둘러 해 두어야 한다. 지상 높은 곳에서 터진 원자폭탄은 땅속 가스관이나 수도관을 깨뜨리는 일이 드물다. 그러나 폭풍파가 건물을 흔들고 비틀면 관이 지하실로 들어오는 지점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인입관이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가스나 기름이 지하실로 흘러들 수 있다.
이런 누출로 생길 수 있는 화재와 폭발의 위험을 줄이려면 기름 보일러를 끄는 전기 스위치를 내려야 한다.
가스와 점화용 불씨 등에 관해서는 지역 가스·전기 회사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석탄 보일러나 장작 난로가 있다면 연료 투입구와 통풍구를 반드시 모두 닫아라. 다시 말해 불티를 막고 드러난 불꽃을 끄거나 덮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라.
경고 없이 공격이 오면 공습 직후에 같은 조치를 하라. 손전등을 적어도 하나는 가까이 두고, 어두운 지하실로 내려가며 길을 밝히려고 성냥을 긋지 말라. 가스나 기름 증기가 차 있을 수 있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잔류 방사능은?
폭풍과 열과 폭발 방사능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법을 알았으니, 큰 문제는 하나만 남는다. 잔류 방사능의 해를 피하는 법이다.
폭발 방사능은 폭발 순간 폭탄에서 터져 나와 1분 남짓만 이어진다.
잔류 방사능은 방사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몇 분에서 몇 주, 몇 달까지 더 오래 남는다. 잔류 방사능은 원자폭탄이 지면이나 땅속, 물속에서 터질 때 위험이 될 수 있다. 공중 폭발은 위험한 잔류 방사능을 남기지 않는다.
잔류 방사능의 대부분은 폭탄이 남긴 찌꺼기, 즉 기술 용어로 핵분열 생성물이라고 부르는 '재'에서 나온다. 이것은 폭발로 쪼개진 원자의 셀 수 없이 많은 파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폭탄이 터질 때 쪼개지지 않고 흩어진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원자에서도 그보다 적고 대개 덜 위험한 양의 잔류 방사능이 나올 수 있다.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이 방사성 입자는 평범한 일상의 먼지와 거의 똑같이 움직인다. 상당한 양이 있을 때는 군데군데 흩어져, 사람을 포함해 떨어진 곳의 모든 것을 오염시킨다. 어떤 표면에서는 쉽게 없앨 수 있지만, 다른 표면에는 아주 단단히 들러붙는다. 집 안 구석과 틈에서 이것을 남김없이 다 없애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개는 오염을 없애는 것보다 막는 것이 훨씬 쉽다.
방사능 구름은?
원자 폭발이 엄청난 양의 잔류 방사능을 풀어놓기는 하지만, 다행히 대부분의 원자 공습에서 사람들이 위험한 양에 노출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높은 고도의 폭발이 가장 큰 피해를 내므로, 우리가 가장 자주 예상할 수 있는 것도 그런 폭발이다. 원자무기가 공중에서 터지면, 몹시 뜨거운 기체와 공기가 맹렬하게 치솟으면서 방사성 재와 터지지 않은 폭탄 연료 조각을 거의 모두 하늘 높이 쓸어 올린다. 그 대부분은 떠가는 폭탄 구름에 실려 해 없이 멀리 옮겨 간다. 높은 고도의 폭발은 사람이 감히 들어갈 수 없고 식물이 자랄 수 없는 '죽음의 땅'을 결코 만들지 않는다. 사실 폭발 지점 근처에서조차 땅에 남는 방사능은 아주 적다. 소방대와 구조대는 해로운 방사선을 만날 위험이 거의 없이 곧바로 파괴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방사능 구름의 위험에 대해 무엇을 듣거나 읽었든, 높은 고도의 폭발이 만든 구름은 처음 1분 반이 지나면 실제로 두려워할 것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 하늘로 쓸려 올라간 방사성 물질 대부분은 결국 땅으로 다시 떨어지지만, 아주 넓고 아주 얇게 퍼지기 때문에 사람에게 실제 위험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말 넓은 지역에 걸쳐 심각한 지면 오염이 생기려면 수천 개의 폭탄이 공중에서 터져야 할 것이다. 일본에 떨어진 두 원자폭탄 뒤에도 의미 있는 지면 오염은 없었다.
앞에서 일본 원자폭탄 사상자의 15퍼센트가 방사능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중 단 한 명도 잔류 방사능 때문은 아니었다. 모두 폭발 방사능 때문이었다.
지면 폭발과 수중 폭발은?
지면이나 지면 가까이에서 터지면 대개 폭발 지점 근처에 꽤 짙고 흔히 위험한 오염이 좁은 범위에 남는다. 이런 경우에는 구름에서 떨어지는 방사능으로 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고도의 폭발 때보다 크다. 그렇더라도 집 안으로 피하기만 해도, 또는 차 안에 들어가 창문을 올리기만 해도 오염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찌꺼기가 몸에 좀 떨어졌더라도 곧바로 옷을 벗고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다칠 가능성이 줄어든다.
수중 폭발에서는 폭탄의 방사성 찌꺼기 상당 부분이 물에 '갇혔다가' 바로 주변 지역으로 퍼진다. 이런 조건에서는 심각한 지면 오염이 예상된다.
수중 폭발이나 지하 폭발 뒤에는 방사능이 아주 강한 안개나 먼지 구름이 생겨, 특히 바람 부는 쪽으로 퍼지면서 제대로 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폭발이 땅속이나 지면, 물속에서 일어났다면 피신처에 그대로 머물러라. 밖에서 당했다면 곧바로 실내로 들어가라. 그리고 적어도 1시간, 또는 지시를 받을 때까지 실내에 머물러라. 서너 시간 안에 있어야 할 수도 있다. 잔류 방사능 대부분이 아주 빠르게 힘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동안 가려진 곳에 머물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원자 폭발 직후에 내리는 비나 안개는, 늘 방사성인 것은 아니라도 위험하다고 여겨야 한다. 할 수 있는 한 젖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공중 폭발은 의미 있는 잔류 방사능을 남기지 않으므로, 몇 분 뒤에는 밖으로 나가 불 끄는 일을 돕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도 안전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방사능은 어떻게 탐지하나?
우리는 방사능을 보거나 듣거나 느끼거나 냄새 맡거나 맛볼 수 없지만, 가이거 계수기와 다른 기구로 그 존재를 쉽게 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그 기구 쓰는 법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 대신, 특별히 훈련받은 작은 '계기 판독원' 부대인 지역 방사능 방호대가 잔류 방사능이 있으면 알려 줄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 또 이들이 소방대원, 구조대원, 그 밖에 오염된 곳에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다칠 만큼 오래 머물지 않게 챙길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
그러나 햇빛에 견준 이야기를 늘 기억하라. 탐지할 수 있는 양과 위험한 양의 방사능 사이에는 대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한 예로, 숫자판이 빛나는 평범한 손목시계에서 나오는 광선과 입자만으로도 가이거 계수기 이어폰에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 방사능이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고 해서 냉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잔류 방사능을 피하려면?
폭탄의 폭풍과 열과 폭발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애쓰는 한편, 방사성 찌꺼기를 뒤집어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도 하라. 피신처나 건물 안에서는 이것을 두려워할 일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 그러나 밖에서 당하면 땅에 엎드릴 때 몸을 덮을 것을 무엇이든 붙잡도록 하라. 널빤지나 신문지 몇 장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우비가 더 낫다. 물론 목적은 방사성 먼지와 빗방울이 몸과 옷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일어나도 안전해지면 덮었던 것을 버려라.
언제나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다른 사람이 방사선 부상을 입었더라도 그 몸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당신이 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 다친 사람을 불에 탈 수 있는 곳에 내버려 두지 말라. 잔해에 갇힌 사람이 있으면 구조대원을 그쪽으로 안내하라. 벌어진 상처와 베인 곳을 붕대로 감아야 하는데 제대로 된 응급처치 용품이 없으면 당신이나 다친 사람의 옷 일부를 써라. 다만 겉옷이 아니라 속옷을 찢어 써라. 속옷은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훨씬 낮다.
지면 폭발로 생긴 잔해나 수중 폭발로 생긴 물속을 걸어 다녔다면 적어도 겉옷과 신발은 반드시 갈아입어라. 겉옷은 당신이 어쩌다 묻힌 방사능 대부분을 저절로 붙잡아 두는 '덫' 구실을 한다. 겉옷을 벗으면 오염 대부분을 없애게 된다. 옷이 심하게 오염되었다면 땅에 묻는 것이 가장 좋다.
잔류 방사능이 있는 지역에 있었다면 목욕이나 샤워도 반드시 하라. 모든 방사성 물질을 되도록 빨리 몸에서 없애는 것이 중요하며, 목욕은 그것을 없애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이다. 특별한 세정제는 필요 없다. 따뜻한 물과 비누면 그만이다.
씻을 때는 특히 머리카락에 신경 써라. 찌꺼기가 틀림없이 쌓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손도 잘 문질러 씻고 손톱 밑의 때도 모두 빼내라. 가까이에 방사능 방호대원이 있으면 다 씻은 뒤 계기로 검사해 달라고 하라. 몸에 아직 방사능이 남아 있다고 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시 문질러 씻어라. 필요하면 세 번째로 또 씻어라. 꾸준히 씻으면 방사능을 거의 다 없앨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심하게 오염된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에 닿은 사람에게만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집 안의 방사능은?
간단한 조치 몇 가지만으로도 일부 폭격에서 흩어지는 잔류 방사성 찌꺼기에 집이 오염되는 것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 대체로 집의 방사능 오염은 없애는 것보다 막는 것이 훨씬 쉽다.
원자폭탄 공격 뒤에는 적어도 몇 시간 동안 모든 창문과 문을 닫아 두라. 아예 민방위 당국이 당신 동네에 잔류 방사능이 없다고 알릴 때까지 닫아 두는 편이 낫다. 근처에 심각한 오염이 있다는 공식 보고를 받으면 깨진 창문을 모두 담요나 판지로 막는 것이 좋다.
동네 전체가 오염되었을 때는 집을 완전히 깨끗하게 지킬 수는 없다. 틈이나 굴뚝으로 조금은 스며들게 마련이다(벽난로 연통의 댐퍼는 반드시 닫고, 특수 필터가 달리지 않은 냉방기와 환풍기는 꺼라). 조심하지 않으면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방사능을 묻혀 들어오기 쉽다. 고양이나 개는 집 안에 두라. 밖에서 들어올 때는 신발을 문간에 벗어 두라. 밑창에 방사성 먼지가 묻어 있기 쉽다. 신발 위에 고무 덧신이나 장화, 그 밖에 버릴 수 있는 덧신을 신으면 더 좋다. 이런 조치를 하되 걱정하지는 말라. 정말 위험한 양이 집 안에 쌓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염 지역 청소를 도왔다면 몸과 옷 모두에 방사성 물질이 묻었을 수 있다. 그러니 작업복 차림으로 집에 가서 앉아 있지 말라. 겉옷은 집 밖이나 지하실에서 벗어라. 그런 다음 할 수 있다면 따뜻한 물과 비누를 넉넉히 써서 씻어라. 작업복은 반드시 빨되, 가족 세탁기는 쓰지 말라. 오염된 물건은 모두 그 용도로만 쓰는 양동이나 통에서 문질러 씻어라.
음식과 물은?
방사능을 모르고 먹거나 마셔서 해를 입지 않으려면, 지면 폭발의 먼지나 수중 폭발의 안개가 내려앉았을 수 있는 곳에 놓여 있던 포장 안 된 음식은 모두 버려라. 그리고 통조림이나 병조림을 따기 전에 용기 겉면을 꼼꼼히 씻어라. 그러면 겉에 묻었을 수 있는 오염 대부분이 없어진다.
조리 기구와 식기도 반드시 깨끗이 문질러 씻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성 먼지를 없애라. 닫힌 서랍이나 꼭 맞는 찬장 안에 있던 음식과 기구는 괜찮다.
공중 폭발이었다면 집 안의 음식은 걱정하지 말라. 먹어도 안전하다.
원자 폭발 뒤에는 마실 물을 조심하라. 공격 당시 집 안 수도관에 실제로 들어 있던 물이 방사성이 될 가능성은 거의 또는 전혀 없다. 폭발 직후에 물을 조금 받아 뚜껑 있는 깨끗한 그릇에 담아 두면 공습 직후의 기간을 넘기는 데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물이 계속 나오더라도, 시 상수도가 안전하다는 공식 정보를 받기 전에는 수돗물을 마시는 데 계속 쓰지 말라. 방사능 때문만이 아니라, 망가진 상수도에서 생길 수 있는 장티푸스 같은 다른 위험 때문이다. 공식 정보를 받기 전에 시 수돗물을 써야 한다면 끓여라. 끓인다고 방사능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당신의 물이 방사성일 가능성은 꽤 낮다. 끓이면 망가진 수도 본관에 들어갈 수 있는 세균 대부분이 죽는다.
라디오와 전화는?
폭발 방사능이든 잔류 방사능이든 대부분의 기계나 전기 기구의 작동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전선이 끊어지거나 정전이 되지 않는 한 전등과 전화는 계속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수지 이모가 공습을 어떻게 견뎠는지 알아보려고 전화기로 달려가지는 말라. 진짜 비상 통화를 위해 회선을 비워 두라.
폭탄의 방사능은 라디오 작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공격이 있으면 반드시 라디오를 켜라. 비상 지시를 듣는 주된 통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잊지 말라. 자동차에 달린 것을 포함해 배터리로 움직이는 휴대용 라디오는 도시 전기가 끊겨도 계속 작동한다. 텔레비전 수신도 라디오처럼 방사능 때문에 방해받지 않는다.
자동차는?
집안 살림에 관한 제안을 하나 더 하자면, 비상시에는 집 자동차를 길에 세워 두지 말라. 비상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비워 두라. 수중 폭발이나 지면 폭발로 차 안이 오염되지 않도록 창문을 올려 두고, 차가 움직일지 말지는 걱정하지 말라. 방사능은 연료 장치나 점화 장치의 작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 책자의 모든 내용은 아이들, 노인,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포함해 가족 모두에게 똑같이 해당한다. 가족 모두가 이해하도록 함께 이 사실들을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사람은 학부모회 모임이나 그와 비슷한 자리에서 교사와 다른 부모들과 함께 이 책자를 이야기해야 한다.
비상시에는 모든 학교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잘 조직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
알아들을 만큼 자란 아이에게는 올바른 행동을 가르칠 수 있다. 더 어린 아이들은 그저 부모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정리하면
정리하면, 당신이 마주할 가장 큰 두 위험은 폭풍과 열이라는 것을 늘 기억하라. 이 위험에서 몸을 지키려고 하는 일들은 대개 원자 폭발이 풀어놓는 폭발 방사능을 막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종류의 원자 폭발 뒤에 이따금 따라오는 잔류 방사능은 위험할 수 있지만, 큰 재난 뒤에 때때로 따라오는 장티푸스나 다른 병보다 더 두려워할 것은 아니다. 다른 점은 단 하나, 지금으로서는 팔에 주사 한 대 맞는 것으로 그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알려진 조치를 따라 그것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
이 작은 책자의 요령을 따르면 폭탄의 폭풍과 열과 방사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반반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당신은 지역의 민방위에 분명히 이바지하게 된다. 민방위는 당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을 잃고 무작정 위험에서 달아나려 하면, 당신의 목숨을 앗아 가고 지역 민방위대의 앞길에 엄청난 장애물을 놓을 공황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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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국은 이 책자를 다시 펴내려는 사람이 쓰기로 한 그림이나 홍보물의 정확성을 기꺼이 검토해 협조할 것이다.
미국 정부 인쇄국, 1950
출처
-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National Security Resources Board, Civil Defense Office, 『Survival Under Atomic Attack』, NSRB Doc. 130, U.S. Government Printing Office, Washington, 1950 (인터넷 아카이브 survivalunderatomicattack.1950)
- Boston (Mass.) Civil Defense Dept, 『Survival under atomic attack』 재판, 1951 (인터넷 아카이브 survivalunderato00bost)
- FEMA, 「Nuclear Detonation Response Guidance: Planning for the First 72 Hours」, 2023
- FEMA, 「Nuclear Detonation Preparedness: Communicating in the Immediate Aftermath」 2판, 2024
- FEMA, 「Nuclear Detonation Safety: Food, Drinking Water and Medicine」
- 행정안전부,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2026년 8월판(『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전쟁편 3-1·10-1·10-2 인용)
- Ozasa K. 외, 「Studies of the mortality of atomic bomb survivors, Report 14, 1950-2003」, Radiation Research, 2012 / Preston D.L. 외, 「Solid cancer incidence in atomic bomb survivors: 1958-1998」, Radiation Research, 2007
- Glasstone S., Dolan P.J., 『The Effects of Nuclear Weapons』 3판, 미국 국방부·에너지부,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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