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불 피우기 1921, 숲사람 케파트가 가르친 조리 불·숯불·젖은 날 불
대피소 매거진의 기준서인 호러스 케파트의 『캠핑과 우드크래프트』(1921)에서 불 짓기를 다룬 제13장 「캠프파이어」 전체를 옮겼습니다. 지금도 통하는 요령과 지금은 하지 않는 옛 방법을 국립공원공단 안내와 현행 안전 기준에 비춰 나눠 짚습니다.

이 자료는 1921년 미국에서 나온 야영 안내서의 한 장으로, 지금의 행동 지침이 아닙니다. 당시 사람들이 숲에서 어떻게 불을 다뤘는지 보여 주는 역사 자료로 읽어 주세요. 오늘날 산과 공원에서는 정해진 곳 밖에서 불을 피울 수 없으며, 지금의 야외 안전 요령은 생존 리포트와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에서 안내합니다.
숲사람 케파트와 1921년의 불 교본
호러스 케파트(1862~1931)는 『남부 고지대 사람들』, 『캠프 요리』, 『스포츠 화기』 등 야영과 숲살이, 산골 생활에 관한 책을 여럿 쓴 미국 저술가입니다. 그의 『캠핑과 우드크래프트(Camping and Woodcraft)』는 20세기 초 미국 야영객들의 경전처럼 읽혔고, 대피소 매거진이 야외 생존의 기준서로 삼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옮긴 것은 두 권을 한 권으로 묶은 1921년판 제1권의 제13장 「캠프파이어」입니다.
이 장은 불을 '피운다'가 아니라 '짓는다'고 말합니다. 물을 빨리 끓이는 작은 불, 오래가는 숯불, 밤새 텐트를 데우는 큰 불을 목적에 따라 따로 지으라는 것이 뼈대입니다. 장 안에 인용된 '네스먹'은 『우드크래프트』(1884)를 쓴 앞 세대 숲사람 조지 W. 시어스의 필명입니다.
원문의 피트와 인치는 옛 우리 단위인 자(약 30센티미터)와 치(약 2.5센티미터)로 옮겼습니다. 이 장의 수종 이야기는 북미 동부의 숲을 두고 한 것이라 우리 산의 나무와는 다른 것이 많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통하는 것
불에는 공기와 타고 올라갈 길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 그래서 막대를 원뿔꼴로 세우고 틈을 남기라는 요령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땅에 납작하게 깔린 가지는 아랫면이 젖어 있으니 줍지 말고, 선 채로 죽은 가지나 땅에서 떠 있는 가지를 쓰라는 것, 자작나무 껍질처럼 기름기 있는 불쏘시개를 쓰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리에는 큰불이 아니라 작은 불과 고른 숯이 낫다는 것, 바람 속에서 성냥 머리를 바람 쪽으로 두고 손을 오목하게 모아 켜는 법도 지금 써도 됩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지금도 산행 필수품 열 가지에 방수 성냥이나 라이터, 불쏘시개를 넣고, 떠나기 전에 그 지역의 불 사용 규정부터 확인하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장 끝의 경고, 곧 떠날 때는 불씨 하나 남기지 말고 물을 흠뻑 붓거나 흙으로 완전히 덮으라는 말과 푸석한 고목에 기대 불을 짓지 말라는 말은 100년이 지나도 그대로 맞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아무 숲에서나 불을 피우고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는 장면은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국립공원에서는 대피소 취사장이나 야영장처럼 지정된 곳에서만 취사할 수 있고, 국립공원공단은 산행 중에 취사와 야영을 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생나무와 어린나무를 베고 나무껍질을 벗겨 쓰는 대목은 그 시대 황야 여행의 기록으로만 읽어 주세요. 케파트 자신도 1921년에 이미 국유림에서는 쓰러진 나무만 땔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불 피울 자리를 정리하려고 마른 낙엽과 솔잎을 긁어모아 태우라는 대목도 지금은 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산불을 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산에서는 라이터와 성냥 같은 인화성 물건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 국립공원의 산불 예방 요령입니다.
텐트 앞 너덧 자(1.2~1.5미터)에 큰불을 짓고 그 열을 텐트 안으로 들이라는 방법도 지금 기준과 맞지 않습니다. 요즘 텐트는 대부분 합성섬유라 불티에 쉽게 녹고 탑니다. 또 불이나 연소 기구의 열을 막힌 공간으로 들이면 일산화탄소가 쌓일 수 있어서, 지금은 실외용 연소 기구를 텐트나 실내에 들이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성냥을 이에 대고 그으라는 요령도 지금은 권하지 않습니다. 이를 다치거나 입 주변을 델 수 있으니, 지금은 젖지 않는 성냥이나 라이터, 불쏘시개를 처음부터 따로 챙깁니다.
한 가지 더 밝혀 둡니다. 원문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말을 깎아내리는 말투로 옮긴 인용과, 인종을 비하하는 낱말이 들어 있습니다. 역사 자료로서 문장은 빼지 않고 옮겼지만, 그런 말투와 낱말은 흉내 내지 않고 뜻만 평이하게 옮겼습니다.
지금의 야외 안전 요령은 생존 리포트와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에서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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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번역
제13장 캠프파이어
"저는 숲의 사내라, 큰불이라면 늘 좋아했습지요." (셰익스피어, 『끝이 좋으면 다 좋아』)
차가운 밤이 숲의 가지를 내리누르고, / 낯선 형체들이 어둠 속을 스쳐 간다. / 그러나 보라, 불티 하나, 불꽃 하나, 그러자 / 황야가 집이 된다! (에드윈 L. 세이빈)
숲 바닥에는 언제나 묵은 낙엽과 죽은 나뭇가지, 쓰러진 나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가뭄이 들면 이 잡동사니가 불쏘시개처럼 바싹 말라 불티 하나만 떨어져도 큰불이 날 수 있다. 그러나 한 해의 상당 기간 동안, 땅에 납작하게 깔린 낙엽과 나뭇가지는 적어도 아랫면이 너무 축축해서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 낙엽을 긁어모아 무더기를 만들고, 아무렇게나 주운 죽은 잔가지와 가지를 그 위에 마구 얹은 다음 성냥을 대면, 십중팔구 확 타올랐다가 금세 사그라져 연기만 피우는 불이 되고 만다. 그런데도 우리 대부분은 처음 야외에서 불을 피울 때 그렇게 했다.
야영객의 불을 한 번만 보아도 그가 어떤 숲사람인지 알 수 있다. 연기 나는 나무토막 더미나 사납게 치솟는 불길, 쇠를 휘게 하고 그 밖의 것은 다 녹여 버릴 만큼 뜨거운 커다란 숯불 위에서는 제대로 된 밥을 지을 수가 없다.
밖에서 좋은 음식을 지어 먹고 시간과 짜증을 크게 아끼고 싶다면, 다시 말해 숲에서 편히 지내고 싶다면, 다음 셋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1) 물을 금방 끓이고 곧 튀김을 하기에 너무 세지 않은 잉걸불로 사그라지는 빠르고 뜨거운 작은 불, (2) 굽거나 익히거나 뭉근히 끓이기 좋게 연기 없이 고르고 빨간 열을 오래 내는 단단한 숯불 바닥, (3) 열을 앞쪽 땅과 텐트나 차양 쉼터 안으로 보내 주고 나무를 더 넣지 않아도 몇 시간을 가는 큰 통나무 불이다.
점심 불
점심이나 그 밖의 간단한 식사처럼 커피를 끓이고 무언가를 튀기기만 하면 될 때는 큰불이 필요 없다. 끝이 갈라진 말뚝을 땅에 박고, 생나무 막대 하나를 땅에서 위로 비스듬히 올라가도록 그 위에 걸친 다음, 아래쪽 끝을 돌로 눌러 두라. 그러면 냄비 높이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비스듬한 막대의 위쪽 끝에는 홈을 파거나 잔가지 그루터기를 남겨 냄비 손잡이가 빠지지 않게 하고, 냄비가 땅에서 한 자쯤 떠서 매달리도록 각도를 잡는다.
그런 다음 연필 굵기에서 손가락 굵기까지의 성하고 마른 잔가지를 한 아름 조금 못 되게 모은다. 땅에 납작하게 놓인 가지는 줍지 말라. 그런 것은 대개 축축하거나 썩었다. 단단한 활엽수가 있으면 그것을 고르라. 오래 탄다.
그중 가장 좋은 막대 셋을 불쏘시개로 골라라. 각각 길이의 절반쯤을 거의 끝까지 깎되, 깎은 부스러기의 아래쪽 끝이 막대에 붙은 채로 하나 밑에 하나씩 달려 있게 한다. 이것들을 매달린 냄비 밑에 깎은 부스러기가 아래로 가게 해서 삼각대처럼 세운다. 그 둘레에 나머지 막대를 하나하나 세워 한가운데로 기울게 해서 작은 원뿔꼴 천막 모양을 만든다. 다 해도 크기가 모자만 하다. 막대 사이에는 공기가 드나들 틈을 남겨라. 불에는 공기가, 그것도 넉넉한 공기가 있어야 하고, 불은 타고 올라갈 것이 있을 때 가장 잘 탄다. 그래서 천막 모양으로 짓는 것이다. 이제 깎은 막대에 불을 붙이면 금세 냄비 밑에 작은 용광로가 생긴다. 그러면 금방 김이 오른다. 필요한 만큼 작은 막대를 넣어 주라.
그동안 굵기가 너덧 치쯤 되는 받침 막대 둘, 아니면 납작한 돌 한 쌍을 구해 프라이팬을 올려놓을 받침으로 쓴다. 냄비가 끓고 나면 땔감은 곧 모두 잉걸불로 내려앉는다. 연기 나는 타다 남은 토막을 집어내고, 맑게 빛나는 숯만 남겨라. 받침 막대를 양쪽에 나란히 수평으로 놓고 그 위에 팬을 얹어 마음껏 튀겨라. 이렇게 하면 말뚝을 박은 때부터 20분이면 밥이 다 된다.
이렇게 간단한 일에서조차 아무 체계나 궁리 없이 움직이는 사람은 연기 나는 썩은 부스러기를 붙들고 한 시간을 허비하거나, 모닥불 앞에서 살갗에 물집이 잡히도록 데면서, 결국 반쯤 탄 형편없는 음식을 내놓게 된다.
저녁 불
먼저 땔감과 불쏘시개를 넉넉히 들여놓는다. 큰 납작한 돌 두 개나 높이가 고른 작은 돌 여러 개를 찾을 수 있으면 그것을 장작 받침으로 쓴다. 없으면 대여섯 치 굵기 통나무에서 짧게 자른 토막 둘을 내 쪽을 향하게 하여 석 자쯤 떨어뜨려 놓는다. 이 돌이나 토막 위에 넉 자짜리 통나무 둘을 몇 치 간격으로 나란히 걸쳐 그릇 받침으로 삼는다. 불쏘시개는 그 사이와 밑에 놓고, 통나무 위에 작은 막대를 가로로 얹고, 긴 막대 두어 개를 세로로, 다시 짧은 것을 가로로, 또 한 쌍을 세로로, 더 굵은 짧은 것을 가로로 얹는다. 그런 다음 불을 붙인다. 불쏘시개에 바로 불을 붙이고 조금씩 땔감을 넣는 쪽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위처럼 한다. 그래야 여러 냄비 밑에 한꺼번에 고른 불이 생기고, 막대가 모두 함께 숯으로 내려앉는다.
이것이 더 잘할 시간이 없을 때 조리용 불을 짓는 흔한 방법이다. 흠은 받침 통나무가 냄비와 팬을 받칠 만큼 가까워야 하는데, 통나무가 둥글다 보니 그 사이 틈이 너무 좁아 불이 그릇 바닥을 고르게 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냄비가 미끄러져 엎어지기 쉽다. 시간이 있다면 통나무의 안쪽 면과 윗면을 모두 평평하게 깎는 것이 더 좋다. 이 받침을 한쪽 끝은 가장 좁은 냄비가 놓일 만큼 가깝게, 다른 쪽 끝은 프라이팬이 놓일 만큼 넓게 벌려 놓는다.
앞 장에서 권한 대로 불 받침쇠를 가지고 다니면 수고가 크게 준다. 납작한 돌 두 개나 토막 한 쌍을 알맞게 떨어뜨려 놓고, 그 위에 납작한 쇠를 얹어 그릇에 맞게 간격을 잡기만 하면 된다.
야영용 석쇠를 쓴다면 그 밑에 짧은 막대를 엇갈려 쌓아 불을 짓는다.
조리에는 둥근 막대보다 쪼갠 장작이 낫다. 불이 더 쉽게 붙고 더 고르게 탄다.
야영 걸이
뜨거운 물이나 스튜, 커피 따위를 담은 냄비는 불 위에 매달아 두면 다루기가 더 쉽다. 열을 쉽게 조절할 수 있어서, 처음에는 냄비를 낮게 매달아 빨리 끓이고 그다음에는 높이 올리거나 옆으로 옮겨 뭉근히 끓인다.
끝이 갈라진 말뚝 둘을 다섯 자쯤 떨어뜨려, 갈라진 곳까지 높이가 넉 자 되게 세운다. 그 위에 빗자루 자루보다 조금 굵은 생나무 막대(걸이 장대)를 걸친다. 이제 나뭇가지에서 갈라진 생가지를 서너 개 잘라 가는 쪽 끝에 못을 박거나 홈을 판 다음, 갈라진 쪽을 거꾸로 하여 걸이 장대에 걸어 솥을 매다는 고리로 쓴다. 이 냄비 고리는 길이를 저마다 다르게 해서, 처음에는 세게 끓이고 다음에는 뭉근히 끓이도록 솥 높이를 불 위에서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솥을 걸이 장대에 바로 매달면 이런 조절을 할 수 없고, 솥 하나를 내리려 해도 통째로 다 뜯어내야 할 것이다.*
* 불 위에 솥을 매다는 고리에 붙은 이름이 얼마나 여러 가지인지 신기할 정도다. 우리 조상들은 그것을 팟훅, 트래멀, 헤이크, 행어, 팟행어, 팟클로, 팟크룩, 갤로스크룩, 팟칩, 팟브레이크, 깁 또는 깁크로크, 래컨크룩(고리를 거는 사슬이나 구멍 뚫린 쇠막대를 래컨 또는 레컨이라 했다)이라 불렀고, 그 밖에 또 뭐라 불렀는지 나는 모른다. 메인주 벌목꾼들 사이에서는 이런 도구를 러그스틱, 솥을 들어 올리는 고리를 훅스틱이라 하고, 끝을 뾰족하게 깎아 불 위로 휘어지게 비스듬히 땅에 박고 솥을 매다는 막대를 왐벡 또는 스파이젤리아라 하는데, 그 까닭은 붉은 신들만이 알 것이다! 조리용 불 위에 세우는 틀을 페놉스콧족은 '케치플락와근'이라 부르고, 미크맥족은 걸이 막대를 '치플록와웅간'이라 부르는데, 백인 안내인들은 이것을 반쯤 영어로 바꿔 '와운간 막대'라 한다. 솥을 끓인 뒤에 와운간이나 스파이젤리아를 세워 둔 채로 떠나면 재수가 없다는 것은 알아 두는 것이 좋고, 이를 믿지 않으면 이단이다.
이 목록으로도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다 표현하기에 모자란 초보 요리사라면, 냄비 고리를 뜻하는 로마니어(집시 말) 낱말로 턱 운동을 해 보아도 좋다. 바로 '키커비스코 사스테'다.
근처에서 끝이 갈라진 말뚝을 쉽게 구하지 못하면 곧은 말뚝을 박고 그 꼭대기를 쪼갠 다음, 가로 장대 양 끝을 납작하게 깎아 말뚝의 갈라진 틈에 끼운다.
조리하는 데에는 큰불이 필요 없다. 나는 늙고 노련한 숲사람들이 활활 타는 겨울 캠프파이어 앞에서 요리하려다 음식과 성미를 함께 망치는 것을 수없이 보았고, 그들의 상식 없음에 혀를 찼다. 그런 불에서 한쪽으로 비켜, 위에서 말한 받침 통나무를 놓아라. 그리고 캠프파이어에서 단단한 숯을 삽으로 떠다가 통나무 사이 공간을 윗면에서 세 치 아래까지 채운다. 이제 끝에서 끝까지 고르고 한결같은 열이 생긴다. 쉽게 조절할 수 있고, 모든 그릇을 평평하게 받쳐 주며, 손잡이 짧은 프라이팬을 이런 야외 화덕 위에서 휘둘러도 고기도 자기 손도 그을리지 않는다.
굽기용 불
반사 오븐으로 빵을 굽거나 고깃덩이를 구우려면, 열을 앞으로 던져 주는 뒷벽이 있는 높은 불이 가장 좋다. 석 자 길이의 막대를 큰 통나무나 깎아지른 바위면에 기대 세우고, 그 밑에서 불쏘시개에 불을 붙인다.
좋은 숯불 바닥이 필요할 때가 많다. 대개는 캠프파이어에서 숯을 얻지만, 야영지를 차린 지 얼마 안 되어 급히 숯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생나무든 죽은 나무든 성한 활엽수를 골라 굵기가 고른 막대로 쪼갠다(이를테면 한 면이 한 치 반쯤). 받침 막대 둘을 놓고, 그 끝 가까이에 다른 둘을 가로질러 얹고, 그렇게 한 자 높이의 우리를 쌓는다. 이 우리 안에 불을 피운다. 그런 다음 그 위를 한 치 간격으로 나란히 놓은 막대 한 층으로 덮고, 그 위에 같은 층을 직각으로 엇갈려 얹어 한 자를 더 쌓는다. 바람이 잘 통해 불이 활활 타오르고, 모두 함께 숯으로 내려앉는다.
솔송나무의 두꺼운 껍질, 그리고 대개의 활엽수 껍질은 보통 조리에 쓸 숯을 금방 만들어 준다.
숯을 오래 두려면 재로 덮거나, 곧 타서 재가 될 나무껍질로 덮는다. 비가 올 때는 넓은 생나무 껍질 조각을 숯불 위에 비스듬히 기대 세우고 가장자리를 겹쳐 숯불을 가릴 수 있다.
도랑 불
가뭄으로 모든 것이 불쏘시개처럼 말랐을 때나 바람 부는 날, 특히 땅에 마른 낙엽이나 솔잎이 깔려 있으면 도랑을 파고 그 안에 불을 피운다. 땔감이 모자라 덤불 가지에 기댈 수밖에 없을 때도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도랑은 열을 아껴 주기 때문이다.
도랑은 주로 부는 바람의 방향과 나란히 판다. 요점은 바람이 잘 들게 하는 것이다. 바람이 오는 쪽 끝은 나머지보다 조금 넓고 깊게 하고, 반대쪽 끝으로 갈수록 바닥이 올라가게 한다. 납작한 돌을 찾을 수 있으면 양옆에 대라. 돌은 열을 오래 품고, 도랑 벽이 무너져 내리지 않게 한다. 다른 돌이나 생나무 장대 한 쌍을 가장자리에 따라 놓아 그릇 받침으로 쓴다. 바람이 빠져나가는 쪽 끝에 납작한 돌이나 떼로 작은 굴뚝을 세우면 불이 잘 빨려 든다. 도랑을 덮을 얇은 철판이 있으면 꽤 쓸 만한 화덕이 되지만, 제대로 다루기만 하면 열린 도랑으로도 충분하다.
사냥꾼의 불
가을철 옮겨 다니는 야영에 좋다. 처음에는 그릇 받침이 있는 빠른 조리용 불이 되고, 나중에는 날씨가 아주 매섭지 않은 밤이라면 꽤 쓸 만한 밤 불이 되기 때문이다. 굵기가 한 자 이상, 길이가 여섯 자쯤 되는 활엽수 통나무 둘을 자른다. 이것을 나란히 놓되 한쪽 끝은 한 자 세 치쯤, 다른 쪽 끝은 예닐곱 치쯤 벌린다. 그 위에 짧은 생나무 막대를 가로질러 받침으로 놓고, 그 위에 마른 나무를 엇갈려 쌓아 불을 붙인다. 위층 나무가 곧 숯이 되어 통나무 사이로 떨어지면서 통나무 안쪽 면에 불이 붙는다. (받침 통나무를 들어 올려 밑으로 바람이 들게 하면 사방으로 타올라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여덟 치쯤 굵기의 생나무 토막 둘을 받침 통나무 위에 가로질러 놓고, 그 위에 밤새 땔 나무를 얹어 필요한 만큼 갈아 넣는다. 아침이면 아침밥을 지을 좋은 숯이 남아 있을 것이다.
겨울 캠프파이어
'네스먹'이 사냥용 손도끼 말고는 아무 자르는 연장 없이, 동료와 함께 겨울 한 주 동안 앞이 트인 야영지를 어떻게 따뜻하고 아늑하게 지켰는지 그의 말로 들어 보자.
"우리는 먼저 지름 열 치의 잘 자란 버터넛 나무를 베어 다섯 자짜리 세 토막을 잘라 야영지로 날랐다. 이것이 뒷받침 통나무였다. 불 뒤쪽에 튼튼한 말뚝 둘을 박고, 통나무를 포개어 말뚝에 단단히 기대 놓았다. 말뚝은 뒤로 조금 기울였고, 앞으로 넘어지지 않게 가장 큰 통나무를 맨 밑에, 가장 작은 것을 맨 위에 놓았다. 짧고 굵은 막대 두어 개를 맨 아래 통나무에 끝이 닿게 놓아 장작 받침으로 삼았다. 길이 다섯 자, 지름 다섯 치의 앞 통나무 하나, 그리고 나무껍질과 옹이, 작은 통나무를 잘 쌓아 올린 피라미드가 캠프파이어를 완성했고, 그 불은 오두막의 가장 먼 구석까지 기분 좋은 온기와 열을 보냈다. 밤 땔감으로는 너덧 치에서 여섯 치 굵기의 자작나무와 물푸레나무 장대 열두어 개를 베어 끝까지 가지를 치고 야영지로 끌고 왔다. 그다음 한쪽 끝을 납작하게 깎은 열 자짜리 장대로 마른 솔송나무의 껍질을 벗겨 야영지로 날랐다. 우리는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밝고 활기찬 불을 지켰고, 지친 사냥꾼 넷이 그보다 깊이 잔 적은 없었다.
"우리는 그 야영지에 한 주를 머물렀다. 날씨가 거칠고 추웠지만 작은 주머니 도끼로 땔감을 넉넉히 마련했다. 뒷받침 통나무로 버터넛을 고른 것은 생나무일 때 아주 천천히 타서 오래가기 때문이다. 작은 나무를 스무 자에서 서른 자 길이로 끌어온 것은, 가벼운 손도끼로 짧게 자르는 것보다 불 위에 걸쳐 놓고 가운데가 타서 둘로 끊어지게 하는 편이 더 쉬웠기 때문이다. 무거운 도끼가 있었다면 대여섯 자 길이로 잘랐을 것이다."
내가 처음 차린 야영지는 오두막 텐트며 버터넛 뒷받침 통나무를 쓴 캠프파이어며 무엇 하나 빠짐없이 '네스먹'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그의 『우드크래프트』 3장과 4장을 보라). 칼 말고 내가 가진 연장이라곤 그의 것과 똑같은, 외과 기구용 강철로 만든 양날 손도끼 하나뿐이었는데, 열두 치 자루까지 합쳐 무게가 18온스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혼자였다. 10월과 11월에 걸쳐 다섯 주를 그 야영지에 머물렀고, 그동안 내내 아늑하고 행복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그저 재미로 야영하고 있었다. 해 질 녘 녹초가 되어 돌아와 손도끼 하나로 밤 땔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제대로 된 도끼 없이 그런 야영을 하려 들지 말라.
야영지에 크고 앞면이 평평한 바위나 암벽이 있으면 그것을 이용해 바위에 기대 불을 짓고, 그 앞에 텐트를 쳐라. 아니면 돌로 벽을 쌓아 불 뒷벽으로 삼고, 돌로 장작 받침을 만든다. 나무 받침은 하루이틀마다 새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통나무를 써야 하고 도끼가 있다면, 뒷받침 통나무는 굵기가 적어도 한 자 되는 생나무에서, 더디 타는 나무를 골라 자른다. 통나무 사이 틈과 말뚝 밑동 둘레, 장작 받침으로 쓰는 토막의 뒤쪽 끝 둘레에 진흙을 발라라. 그러지 않으면 불이 곧 이런 곳을 파고든다. 불 뒷벽은 열을 앞쪽 텐트 안으로 되비추고, 연기를 위로 이끌고, 야영지 앞의 바람막이 구실도 한다. 그러니 적당한 범위 안에서는 높을수록 좋다.
초보자들은 대개 불 뒷벽을 텐트에서 너무 멀리 세운다.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뒷받침 통나무의 앞면은 텐트 앞에서 다섯 자를 넘지 않아야 한다. 불이 작고 잘 돌본다면 넉 자를 넘을 필요가 없다.
인디언의 불
땔감이 귀할 때나 밤 땔감을 자를 연장이 작은 손도끼뿐일 때 가장 좋다. 활엽수 어린나무를 여러 그루 베어 가지를 친다. 그중 서너 그루를 땅에 놓되, 굵은 밑동은 서로 포개고 가는 끝은 수레바퀴 살처럼 이 중심에서 사방으로 뻗게 한다. 이 중심 위와 둘레에 작고 뜨거운 불을 피운다. 다른 어린나무의 밑동을 그 위에 얹되 앞의 것처럼 사방으로 뻗게 한다. 나무가 타 들어가면 앞에서처럼 밑동을 포개 가며 막대를 중심 쪽으로 밀어 넣는다. 이렇게 하면 도끼질이 크게 줄고 땔감도 아낀다. 등 뒤에 작은 바람막이를 세우고 불 가까이 누워라. 인디언의 격언을 아마 들어 보았을 것이다(남부 인디언도 북부와 서부 인디언과 똑같이 말한다). "백인은 바보다. 불을 크게 피워서 가까이 가지 못한다. 인디언은 불을 작게 피워서 가까이 간다. 아, 좋다!"
불쏘시개
가장 좋은 불쏘시개는 송진이 밴 소나무, 즉 관솔이나 종이자작나무 껍질이다. 관솔은 소나무 그루터기와 밑동 토막, 특히 선 채로 죽은 나무에서 찾을 수 있다. 그곳에 송진이 모여 말라 있다. 이런 나무는 대개 쪼개기 쉽다. 소나무 옹이는 죽은 소나무에 남은 가지 그루터기로, 질기고 무겁고 송진이 많다. 옹이도 관솔도 거의 썩지 않아서, 오래 썩은 통나무에 삐죽 튀어나온 것도 다른 것 못지않게 좋다. 소나무 옹이를 모을 때는 거의 다 썩은 쓰러진 나무로 가라. 도끼 머리 뒤쪽으로 옹이를 한 번 치면 대개 빠진다. 찍어 내야 한다면 깊이 찍어 옹이를 통째로 얻고 도끼날도 아껴라. 오래 죽은 발삼전나무의 옹이도 같은 식으로 쓴다. 대개 겉이 다 푸석하게 썩은 소나무, 가문비나무, 발삼전나무의 죽은 그루터기는 속에 송진이 아주 많아 훌륭한 불쏘시개가 된다.
솔송나무 옹이는 쓸모없고 유리처럼 단단하다. 도끼를 거기에 대지 말라.
솔송나무의 두꺼운 껍질은 빨간 숯을 서둘러 만드는 데 좋고, 대개의 활엽수 껍질도 그렇다. 어떤 날씨에도 껍질 밑이 틀림없이 말라 있는 좋은 불쏘시개는, 작거나 중간 크기 나무의 줄기에서 땅 가까이 남아 있는 작은 죽은 가지나 가지 그루터기를 꺾어서 얻는다. 땅에 떨어진 잔가지는 줍지 말고, 쓰러진 나무 가운데 땅에서 떠 있는 것을 골라라. 벼락에 쪼개진 나무나 뿌리째 뽑히지 않고 부러진 나무가 있으면 그곳에서 마른 나무의 좋은 쪼가리를 얻을 수 있다. 로렐(산월계수) 덤불마다 죽은 로렐이 많은데,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자라므로 대부분이 땅에서 떠 있어 똑 부러질 만큼 말라 있다. 불이 쉽게 붙고 아주 강한 열을 낸다.
모든 자작나무 껍질, 그중에서도 특히 종이자작나무 껍질은 불쏘시개와 횃불로 훌륭하다. 기름 같은 수지가 가득해서 곧바로 타오르고, 어떤 바람에도 타며, 젖은 막대에도 불을 붙일 수 있다.
부싯깃, 그리고 성냥 없이 불을 얻는 방법은 제2권에서 다룬다.
젖은 날 불 피우기
비 오는 날 밖에서 불을 피우는 것은 그 사람의 재간을 가늠하는 좋은 시험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곳 사정에 따라 다르다. 관솔을 찾을 수 있으면 요령은 쉽다. 잘게 쪼개서 큰 쓰러진 통나무 밑에서 불을 시작하면 된다. 크게 기울어 들린 통나무 밑이나 튀어나온 바위 밑, 그 밖에 비슷한 자연의 가림막 밑, 또는 오래된 그루터기 속에서 마른 땔감과 불 피울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이 없으면 남쪽으로 기운 죽은 침엽수를 찾아라. 그 아랫면의 나무와 껍질은 말라 있을 것이다. 얼마쯤 찍어 내서 잘게 쪼개고, 그 줄기 밑에 가려진 자리에 불을 지어라.
성냥 켜기
그을 만한 마른 곳이 없을 때는 성냥 머리를 이에 대고 앞으로 확 그어라.
바람 속에서 성냥을 켜려면 바람을 마주 보라. 두 손을 오목하게 모아 손등이 바람 쪽을 향하게 하고, 성냥 머리가 오목한 손의 뒤쪽, 즉 바람 쪽을 향하게 쥔다. 아주 가까이 있는 무언가에 성냥을 그을 동안만 오른손을 떼었다가 곧바로 원래 자세로 돌아간다. 그러면 불꽃이 바람에 날려 성냥개비에서 떨어져 나가는 대신 개비를 타고 올라가서 계속 탈 거리를 얻는다.
불에 관한 규정
주 소유지와 국유림 보호구역에서는 쓰러진 나무 말고는 땔감으로 쓰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주마다 그 밖에도 여러 제한이 있는데, 어떤 주는 등록된 안내인이 함께하지 않으면 야영객이 숲에서 아예 불을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안다.
뉴욕주 규정은 이렇게 정하고 있다. "조리, 난방, 벌레 쫓는 연기를 위한 불은 허용한다. 다만 불을 피우기 전에 불 피울 자리 둘레의 넉넉한 공간에서 탈 만한 것을 모두 치워야 하고, 그 자리를 떠나기 전에 그렇게 피운 불을 완전히 꺼야 한다."
펜실베이니아주 산림 보호구역에서는 깊이 한 자의 구덩이를 파서 파낸 흙으로 둘레를 두른 곳이 아니면 불을 피울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일부에서는 먼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불을 전혀 피울 수 없다.
모든 공유지에는 불에 관한 규정이 게시되어 있으며, 야영객이 이를 어기면 체포될 수 있다.
이것들은 현명하고 좋은 법이다. 숲을 사랑하고 공공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야영객이라면 누구나 이를 글자 그대로 지켜 제 몫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 판단을 써도 되는 사유지에 머물거나, 규정이 없는 문명에서 멀리 떨어진 황야를 여행한다면, 생나무든 죽은 나무든 온갖 나무의 땔감으로서의 가치를 조금 알아 두는 것이 쓸모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다음 내용을 적는다.
불을 짓는 기술은 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 온갖 야생 지역에서 이 기술을 잘 쓰려면 나무 종류를 서로 구별할 줄 알고, 그 땔감으로서의 상대적 가치를 알아야 한다. 뒤에서 보겠지만 그 가치는 아주 크게 다르다. 나무마다 마른 상태뿐 아니라 생나무 상태에서 얼마나 잘, 또는 얼마나 못 타는지 알아야 한다. 오래가는 숯을 만드는 나무와 금세 재로 사그라지는 나무를 가려낼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나무는 탈 때 요란하게 튀면서 잉걸을 내던져 텐트와 침구에 구멍을 내거나 주변에 불을 낸다. 어떤 나무는 맑고 고른 불꽃으로 조용히 탄다. 어떤 것은 쪼개기가 지독히 어렵고, 어떤 것은 도끼 밑에서 거의 저절로 갈라진다. 비 오는 날 부싯깃과 마른 나무를 찾고, 불이 가장 필요할 때인 비바람이나 눈보라 속에서 불을 지킬 수 있는 자연의 가림막을 고르려면 숙련된 숲사람이어야 한다.
식물학 지식이 없는 사람도 잎만 살펴보고, 또는 철이 늦었을 때는 나무껍질과 눈, 자라는 모양을 보고 나무 종류를 금방 알아보게 해 주는 간편한 소책자가 여럿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한 나머지 정보를 주는 책은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장에서 우드크래프트의 이 중요한 갈래에 관해 기초적인 가르침을 조금 내놓으려 한다.
우리 목적에는 나무를 활엽수(단단한 나무)와 무른 나무의 두 큰 무리로 나누는 것이 편하다. 다만 이 말을 벌목꾼들처럼 느슨하게 쓰지 않고, 한쪽에는 플라타너스, 황자작나무, 옐로파인, 슬리퍼리엘름을, 다른 쪽에는 연필향나무, 사사프라스, 리기다소나무, 흰자작나무를 두는 식으로 선을 긋는다.
대체로 단단한 나무는 더디 타고 오래가는 숯을 내는 좋은 땔감이 되고, 무른 나무는 금방 다 타 버리는 빠르고 뜨거운 불을 낸다. 그러나 나무마다 눈여겨볼 만한 특성이 있다. 숲에서 원하는 것을 찾는 요령은 원하지 않는 것을 알고 한눈에 지나치는 데 크게 달려 있다.
잘 타지 않는 나무
다음 나무들은 생나무일 때 거의 타지 않는다. 바스우드, 검은물푸레나무, 발삼전나무, 네군도단풍, 버크아이, 큐컴버목련, 리기다소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 포플러 또는 사시나무, 튤립나무, 사사프라스, 채진목, 소어우드, 플라타너스, 아메리카낙엽송, 투펠로(사워검), 워터오크. 버터넛, 밤나무, 레드오크, 레드메이플, 아메리카감나무는 생나무일 때 아주 더디게 탄다. 이런 나무, 또는 그 가운데 불티를 튀기지 않는 것은 뒷받침 통나무, 장작 받침 토막, 그리고 계속 쓸 조리용 불의 옆 통나무로 좋다. 반대로 황자작나무와 흰물푸레나무는 마른 것보다 생나무일 때 캠프파이어에 더 좋다. 죽은 소나무 통나무는 쪼개지 않으면 잘 타지 않는다. 겉은 쉽게 불이 붙지만, 막대로 활활 타는 불을 그 옆에 계속 대 주지 않으면 금세 숯이 되어 꺼져 버린다.
생나무는 수액이 내려간 가을과 겨울에 가장 잘 탄다. 높고 마른 땅에서 자란 나무는 축축한 흙에 선 같은 종보다 잘 탄다. 애팔래치아산맥 꼭대기에서 벤 밤나무는 생나무라도 잘 타고, 산의 너도밤나무는 자작나무만큼 세차게 탄다. 강둑을 따라 자라는 생나무는 태우기가 아주 어렵다.
불티를 튀기는 나무
서양측백(북부의 '흰 삼나무')과 밤나무는 불꽃을 옮기지 않는 죽은 숯으로 탄다. 이 둘과 함께 네군도단풍, 연필향나무, 솔송나무, 사사프라스, 튤립나무, 발삼전나무, 아메리카낙엽송, 가문비나무는 불 속에서 요란하게 탁탁 튄다. 무른 소나무도 모두 잘 튄다. 설탕단풍, 너도밤나무, 화이트오크, 때로는 히코리 같은 단단한 나무는 불을 붙인 뒤 한동안 지켜보아야 한다. 이런 나무가 내던지는 잉걸은 오래 살아 있어서 무른 나무의 것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것들은 훌륭한 땔감이다.
쪼개기 어려운 나무
다음 나무들은 쪼개기가 아주 어렵다. 푸른물푸레나무, 네군도단풍, 버크아이, 벚나무, 미국느릅나무, 날개느릅나무, 사워검, 솔송나무(대개), 미국풍나무(스위트검), 허니로커스트, 설탕단풍, 플라타너스, 투펠로. 그러나 마른 것은 쪼개기 어려워도 생나무일 때는 쉽게 쪼개지는 나무도 있다. 히코리, 너도밤나무, 도그우드, 설탕단풍, 자작나무, 슬리퍼리엘름 같은 것이다.
가장 좋은 땔감
북부 땔감 가운데 으뜸은 생나무든 마른 나무든 히코리다. 뜨거운 불을 내면서도 오래가고, 단단한 숯불로 내려앉아 몇 시간이고 고르고 넉넉한 열을 낸다. 덧붙이자면 히코리는 뚜렷이 아메리카의 나무로, 지구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자라지 않는다. 남부의 라이브오크는 아주 훌륭한 땔감이고, 호랑가시나무도 그렇다. 땔감 가치로 히코리 다음가는 것은 체스트넛오크, 오버컵오크, 화이트오크, 블랙잭오크, 포스트오크, 바스켓오크, 피칸, 서어나무류(아이언우드), 도그우드다. 도그우드는 마지막에 특유의 고운 흰 재로 탄다. 사과나무도 그렇다. 검은자작나무도 여기에 든다. 캐롤라이나의 한 산사람이 내게 말했듯 '제 손으로 불을 부는' 장점이 있는데, 자작나무 속 기름이 연소를 도와 나무를 달래 가며 태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자작나무는 모두 좋은 땔감이며, 대략 검은자작나무, 황자작나무, 붉은자작나무, 종이자작나무, 흰자작나무 순이다. 설탕단풍은 옛 사냥꾼과 측량사들이 가장 좋아한 땔감이었다. 불이 쉽게 붙고, 맑고 고른 불꽃으로 타고, 좋은 숯을 남기기 때문이다.
로커스트(아까시나무)는 오래가는 좋은 땔감이다. 자르기 쉽고, 생나무일 때 꽤 잘 쪼개진다. 두꺼운 껍질에 불이 쉽게 붙고, 그다음 나무는 불꽃을 적게 내며 천천히 타서 꽤 좋은 숯을 남긴다. 그래서 밤 땔감으로 좋다. 뽕나무도 비슷한 성질이 있다. 스칼렛오크와 윌로오크는 단단한 나무 가운데 가장 못한 땔감에 든다. 벚나무는 그저 그런 땔감이다. 미국느릅나무는 형편없고, 슬리퍼리엘름은 그보다 낫다. 옐로파인은 잘 탄다. 수액이 무른 소나무처럼 물기가 많지 않고 송진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는 흰물푸레나무가 야영객의 생나무 땔감으로 가장 좋다. 자르고 쪼개기 쉽고, 다른 대부분의 단단한 나무보다 나르기 가볍고, 성질이 아주 건조해서 생나무조차 쉽게 불이 붙는다. 맑은 불꽃으로 타고, 무게가 같은 다른 어떤, 잘 타는 나무보다 오래간다. 나는 내기를 걸고 흰물푸레나무 생나무 한 그루와 성냥 한 개비만으로, 마른 불쏘시개 하나 없이 멋진 불을 피운 적이 있다. 나무 일부를 아주 잘게 쪼개고, 작은 막대 몇 개를 칼로 깎아 깃털처럼 일으켰다.
무른 나무
무른 나무는 대부분 불쏘시개나 빠른 조리용 불에만 쓸 만하고, 그것도 말랐을 때뿐이다. 그러나 이런 용도로는 쉽게 쪼개지고 깎이며 불이 쉽게 붙어서 오히려 더 나은 것도 있다.
미국풍나무, 목련, 튤립나무, 개오동, 버드나무는 형편없는 땔감이다. 마른 밤나무와 튤립나무는 뜨거운 불을 내지만 탁탁 튀고 숯을 남기지 않는다. 발삼전나무, 바스우드, 스트로브잣나무와 테다소나무는 불이 빨리 붙지만 금세 다 탄다. 회색(래브라도) 소나무, 곧 방크스소나무는 단단한 나무가 귀한 먼 북쪽에서 좋은 땔감으로 친다. 마른 아메리카낙엽송은 좋다. 가문비나무는 못한 땔감이지만 송진이 있어 불이 쉽게 붙고, 불을 '되살리기'에 좋은 불꽃을 낸다. 리기다소나무는 마르고 송진이 밴 상태에서는 모든 나무 가운데 가장 잘 타지만, 생나무일 때는 거의 타지 않는다. 플라타너스와 버크아이는 완전히 마르면 좋은 땔감이지만 쪼개지지 않는다. 오리나무는 쉽게 타고 꽤 큰 열을 내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북부 포플러(큰이빨사시나무)의 마른 나무는 조리용 불로 사랑받는다. 연기가 거의 또는 전혀 없이 강한 열을 내고, 오래가고, 그릇을 검게 그을리지 않기 때문이다. 연필향나무도 비슷한 성질이 있지만 불을 붙이기가 좀 어려워 처음에는 잘게 쪼개 넣어야 한다.
생나무로 땔 무른 나무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흰자작나무, 종이자작나무, 소프트메이플, 코튼우드, 미국사시나무다.
대체로 큰 냇물 가장자리를 따라 자라는 나무는 무른 나무다. 그러니 떠내려온 나무는 그 자리에 많이 쌓여 있지 않으면 대개 믿을 만한 땔감이 못 된다. 그러나 바닷가에 밀려온 나무는 좋은 땔감이다.
주의할 점
야영지 땅에 불을 피우기 전에 탈 만한 것을 치워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말했다. 마른 낙엽과 솔잎과 잡동사니를 한가운데로 긁어모아 모두 태워 두라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등을 돌리자마자 불이 옮겨붙어 손쓸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크고 오래된 푸석한 통나무에 기대 불을 짓지 말라. 당신이 떠난 뒤 하루이틀 속에서 연기만 내며 타다가 바람이 불면 불꽃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
야영지를 걷을 때나 하루 동안 비워 둘 때는 불씨를 하나도 남기지 말라. 캠프파이어에 물을 흠뻑 붓거나 흙이나 모래로 완전히 덮어 끄는 것으로 이를 확실히 하라. 불붙은 성냥이나 타고 있는 시가 꽁초, 파이프의 뜨거운 찌꺼기를 땅에 떨어뜨렸으면 반드시 밟아 꺼라. 산불을 본 적이 있는가? 끔찍하다. 수천 에이커가 잿더미가 되고, 남자와 여자와 아이들이 불의 회오리에 길이 끊겨 산 채로 불탄 일이 수없이 있었다. 부주의로 그런 대화재를 일으킨 사람은 바보보다 못하다. 그는 범죄자이며, 자기가 밟고 선 좋은 땅의 수치다.
출처
- Horace Kephart, 『Camping and Woodcraft: A Handbook for Vacation Campers and for Travelers in the Wilderness』, Two Volumes in One, Vol. I, Chapter XIII 'The Camp-fire', The Macmillan Company, New York, 1921 (인터넷 아카이브 campingwoodcraft00kephrich)
- George W. Sears('Nessmuk'), 『Woodcraft』, 1884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24579, 인용 대목 확인용)
- 국립공원공단, 『안전하고 즐거운 국립공원 탐방』, 2014
-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재난대응 국민행동요령』, 2017
- U.S. National Park Service, 「Ten Essentials」, 2024
- 『대한민국 생존주의 바이블』 전쟁편(실외용 연소기기 실내 사용·밀폐 공간 일산화탄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지침 인용)
실제 경보·재난 상황에서는 정부·지자체의 공식 안내를 먼저 따르세요. 이 글은 대비를 돕는 참고 자료입니다.